나는 바람이다 1 - 빨간 수염 사나이 하멜 일공일삼 85
김남중 지음, 강전희 그림 / 비룡소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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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하면 학창시절 추억이 떠오른다. 장난으로 시험에 문제가 나오면 하멜의 자음과 모음만으로 다른 글자를 만들어 답을 쓰는 사람에게 선물을 주기로 했다. 하멜이라는 글자와 다른 자음이나 모음이 들어가면 안되는 것이다. 성적이 우선시되는 아이들은 당연히 답을 적었지만 나는 성적을 포기(?)하고 장난기가 발동해 할렘이라는 단어를 적었다. 하멜 표류기라는 답 대신 할렘 표류기라고 답을 적은 것이다. 아이들은 하멜과 같은 자음과 모음만으로 답을 적었다며 신기해 했지만 선생님들께는 졸업할때까지 놀림을 받았다. 그렇기에 하멜과 관련된 이야기는 평생 잊을수 없다. 이런 추억을 가지고 있는 하멜 표류기를 얼마전 읽었다. 재미없을거라는 생각과 달리 읽으면서 그들의 눈에 비친 우리들의 모습이 새롭게 다가와 흥미롭게 읽었다. 그렇기에 이번에 만나게 되는 <나는 바람이다>가 다르게 느껴진다. 하멜에게 영감을 받은 저자가 전하는 이야기는 어떨지 궁금하다.   

 

 

해풍의 아버지는 바다로 가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아버지는 논 없고 밭 없는 사람이 믿을 것은 바다밖에 없다고 말했다. 넓은 바다에 갔다고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해풍의 아버지가 그럴거라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 아버지가 계시지 않으니 해풍은 어머니 도실댁, 누나 해순과 힘들게 살아간다. 돈을 빌려 준 마흔 두 살 홀아비 김씨는 돈을 내놓으라며 윽박지른다. 돈이 없으면 해순을 시집보내라고 말을 한다. 이제 열 여덟살인 해순이를 욕심내는 어이없는 일이 생긴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돈을 벌고 싶다. 아버지가 없으니 자신이 가장이 되어 엄마와 누나를 책임지고 싶은 것이다.

 

해풍이의 동네에는 남만이들이 살고 있다. 붉은 오랑캐, 빨간 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일본으로 가다가 폭풍을 만나 제주도에 난파한 것이다. 이들은 주민처럼 살아가지만 친해지기 힘든 사람들이다. 해풍이도 이들에게 친근함보다는 적대감이 있다. 하지만 누나 해순이와 작은 대수가 서로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그리 싫지만은 않다.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어떻게해서든 돈을 벌고 싶었던 해풍이는 이들을 따라 배를 타려고 한다. 

 

1권은 해풍이가 하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배를 타고 가다 일본에 가게 되는 이야기까지 담겨 있다. 어쩔수 없이 하멜 일행과 떨어져 서로 모르는 사이처럼 지내야만 한다. 그럴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을까. 하멜의 일행과 일본에서 만나게 되는 새로운 인연들과의 만남. 기리시딴이라 말하는 연수를 통해 또 하나의 비밀스러운 일들이 마주하게 된다.

 

앞으로의 이야기들이 기대된다. 가족과 떨어져 또다른 가족이라 생각한 하멜 일행과의 헤어짐. 그들과 헤어져 또다른 인연을 만나게 되면서 지금보다 더 긴장감 넘치는 일들이 생길거라 생각한다. 일본에 첫 발을 내디딘 해풍이에게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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