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더 레이지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4
커트니 서머스 지음, 최제니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들이 화가 날때는 언제일까. 약자들이 보호받지 못할때이다. 약자이기에 오히려 당하는 일이 많다. 또한 피해자가 가해자보다 비난을 받을때이다. 분명 가해자가 받아야할 비난이 피해자가 받을 때이다. 가해자는 고개를 들고다니지만 피해자는 죄인처럼 고개를 숙이고 다니는 것이다. 이런 사실을 알았을때 우리들은 화가 나고 분노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들도 그중 하나일때가 있다. 아닌것처럼 행동하지만 어쩌면 우리들도 피해자들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지 않을까. 피해자들이 당하는 아픔을 모르는척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른 범죄보다 성폭행을 당하는 피해자는 자신의 피해를 드러내지 못한다. 간혹 이유가 있어서 그런 일을 당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피해자들은 몸에 난 상처보다 마음에 난 상처로 힘든들다. 평생 마음속에 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학교 선배에게 성폭행을 당한 '로미'를 만날수 있다. 로미는 그 날의 일을 잊지 못한다. 아니, 잊을수 없다, 평생 악몽처럼 따라다니는 일이다. 그런 일을 당한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다. 분명 용서받을 일이 아님에도 자신이 죄를 지은 것처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동네 사람들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로미를 비난한다. 그들을 친구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가해자 켈란이 지역의 유지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죄가 희석된다. 사람들은 없는 일처럼 생각한다. 오히려 피해자인 로미를 안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로미의 느낌이 이야기에서 그대로 전해진다. 그때의 일로 자신을 사랑하지 못한다. 또한 자신을 사랑하는 레온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로미가 처한 현실에 분노할수밖에 없다. 그 상처를 보듬어주지 못할망정 어린 소녀를 밀어내고 있다. 피해자인 어린 소녀를 집심으로 보듬어주는 현실이 되지 못한다.

 

이런 로미에게 또다른 사건이 벌어진다. 차가운 거리에서 셔츠 단추가 풀어진체로 쓰러진 자신을 발견된다. 켈란에게 당한 악몽이 떠올라 얼른 옷매무새를 고치고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행동한다. 린이 병원에 가자고 말해도 괜찮다며 집으로 돌아온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로미는 다시 집으로 돌아왔지만 페니가 실종된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 다른 학생들은 페니가 사라진 것도 찾지 못하는 것도 로미 탓이라고 말한다. 로미도 자신때문에 페니가 사란진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점점더 마음에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된다.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로미의 상처는 깊어만 간다. 당당하게 살아갈수 없는 것일까.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만 하는 것일까. 스스로도 용서하지 못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용사 받아야할 일이 아님에도 그녀는 스스로 용사할수 없다라고 생각한다.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에 힘든 일임에도 주변 사람들은 따스하게 받아주지 않고 차가운 시선을 보낸다. 현실에서도 일어나는 일이기에 그냥 스치듯 지나치는 이야기라 생각할 수 없다. 죄인처럼 숨어서 살아야하는 일이 되어버렸다. 로미가 당당하게 자신의 상처를 드러낼수 없는 것일까. 차가운 시선을 보내는 이들에게 우리는 무얼 할 수 있을까. 로미가 당한 상처만큼 우리의 마음도 무거워지는 이야기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