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양심의 탄생 - 한 일본인의 삶에 드러난 일본 근현대 영욕의 민중사
오구마 에이지 & 오구마 겐지 지음, 김범수 옮김 / 동아시아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어쩌면 살아가면서 양심을 속이는 일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남에게 큰 피해를 주지않는 일일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는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도 있다. 큰 상처를 주고도 모른척 지나치는 일이 있다. 아니면 아무도 모르고 지나갈수 있는데 자신이 스스로 양심고백을 하는 일도있다. '양심'의 사전적 의미를 보면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선과 옳고 그름과 선과 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이라고 한다. 우리들이 모르는 일이라면 당사자만이 양심의 문제로 고민을 하겠지만 누구나 다 아는 일인데도 양심을 버리는 사람들을 보면 분노할수 밖에 없다. 눈에 보이는 잘못임에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부인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까. 개인이 아니라 국가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는 것일까. 그런 사람들과 나라를 우리가 이해의 눈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일까.

 

 

<일본 양심의 탄생>에서는 '오구마 겐지'라는 인물을 만날 수 있다. 처음으로 만나는 이야기는 그가 입영을 하는 장면이다. 1944년 만 19세가 되는 나이에 육군 이등병으로 입영을 하는 것이다. '입영까지'라는 소제목을 가진 1장에서부터 '전후보상재판'이라는 9장에 걸쳐 한 인물의 인생을 만나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이야기는 그 인물을 중심으로 시대적 상황을 만날수 있다. 그의 집안이나 전쟁의 이야기를 보면서 한 개인의 삶을 만난다는 느낌을 받을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의 삶을 통해 또 다른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특색있는 것은 이 책의 저자는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인 '오구마 겐지'의 아들이라는 것이다. 그는 아버지의 삶을 통해 우리들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었던 것일까.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수 없다. 엎지러진 물도 담을수는 없을 것이다. 잘못한 것을 다시 되돌릴수는 없지만 사과는 할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양심까지 속여가며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쉽게 용서할수 없는 것이다.

 

"쓸데없는 전쟁에 붙잡혀가서 쓸데없는 노역을 당해 많은 동료가 죽었다. 아버지도,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전쟁 때문에 노후를 위한 재산이 없어져 실컷 고생했다. 그런 것을 판사를 향해 말해도 쓸데없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말하고 싶은 것을 말했다." - 본문 341쪽

 

국가가 원하는 것이 그 나라의 국민이 원하는 것이라 말할수는 없다. 어떨때는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거대한 국가의 힘으로 앞서나가는 경우가 있다. 국민을 위한 일이라지만 국민의 마음은 들여다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한 나라가 전쟁을 하면서 그 나라의 국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목숨을 앗아가는 일이 있다. 국민이니 전쟁에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로 인한 상처는 스스로 치유해 나가는 것이라 무책임하게 말할수 있을까.

 

국가가 외면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움직인다. 무엇이 옳은 일인지 알기에 자신의 양심을 보여주는 것이다. 전쟁이 남긴 상처는 크다. 개인이 짊어가야할 문제라고 말할수 있을까. 누구를 위한 전쟁이였는지 물어보고 싶은 것이다. 아직도 잘못이 없다고 오리발을 내밀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누군가를 우리들은 이해할수 없는 것이다. 아니, 이해의 눈으로 바라보고 싶지 않다. 지금은 힘이 없고 평범한 사람들이 작은 소리를 내고 있지만 언젠가 그 소리들이 힘이 되어 큰 소리가 되어주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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