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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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하는 순간 불행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내가 처해 있는 현실과 다른 사람과의 끊임없는 비교를 할수 밖에 없다. 학창시절에는 성적으로 비교하고 직장을 다니면서부터는 어떤 일을 하며 급여가 얼마인지 비교를 한다. 결혼을 하고 나서는 살고 있는 집이나 남편의 소득, 아이들의 성적 등으로 끝없이 서로를 비교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현실이 싫다고 벗어날수는 없다. 간혹 다른 나라의 교육 환경이나 삶의 질을 보면서 부러워한적은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 떠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여행을 다니면서도 그 나라의 모습에 빠지기는 하지만 그곳에서 나의 삶을 끝까지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 결국 한국은 내가 살아야할 곳이며 영원히 함께 해야 하는 곳이라 생각한 것이다.

 

왜 한국을 떠났느냐. 두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어서'지.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 - 본문 10쪽

 

한국이 싫다고 당당히 말하는 계나. 우리들도 살아가면서 이런 마음이 들기는 하지만 당장 떠날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수도 있을 것이다.실제로 싫어서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다른 무엇보다 마음의 상처를 받은 것이 많아서일때도 있다. 책에서도 언급을 하지만 대형사고로 인해 상처를 받고 그 허술한 대응책으로 더 큰 상처를 받고 떠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와 같은 소시민들은 싫어도 살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한국이 싫어서 호주로 떠난 계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들은 쉽게 떠날 수 없는 또다른 현실을 마주한다. 그녀가 말하는 싦음을 우리들은 공감한다. 내가 원하는대로 살 수 없는 현실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보다는 무엇을 하라고 강요하는 사회임에는 틀림없다. 신분의 차가 없어졌음에도 우리들은 보이지 않는 신분의 차를 두고 살아간다. 그런한 현실속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며 살아갈수 있을까. 사회적 기준으로 정해진 낮은 신분들은 늘 차별을 당하며 살아갈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계나의 세 자매의 모습은 현실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육천원도 안되는 최저시급을 받으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혜나 언니, 몇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예나. 탄탄하고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 위해 끝없이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그런 시간조차 가질 수 없어 하루하루를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행복한 마음으로 살아가라며 강요하면서 행복할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지 않는 현실이다. 그런 현실이 싫어서 떠난 계나를 우리들은 비난할 수 없는 것이다. 오히려 과감히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난 그녀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게 되는 것이다.

 

사람은 가진 게 없어도 행복해질수 있어. 하지만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행복해질 순 없어. 나는 두려워하면서 살고 싶지 않아. - 본문 160쪽

 

대리만족이라 했던가. 우리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계나가 하고 있는 것이다. 툭툭 던지듯 한마디한마디 건네는 그녀의 이야기. 말투에서 느껴지듯 그녀는 자신이 선택한 일에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이 행복한 일인지 아는 사람이다. 우리처럼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기준에 맞춰 살아가려고 발버둥치지 않는다. 행복하기 위해 살아간다고 말하지만 결국은 우리가 놓은 덫에 걸려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하나를 잡으려면 지금 잡고 있는 것을 놓아야만 잡을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우리들은 그것을 놓지않고 다른 것까지 잡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이 자신의 행복을 위해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지금 우리가 꿈꾸는 행복은 무엇이고 어떤 미래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에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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