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머리 앤 네버랜드 클래식 45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김경미 옮김, 조디 리 그림 / 시공주니어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소녀들의 마음을 훔친 동화 중 하나는 <빨간 머리 앤>이다. 어린시절 만났던 앤은 책속에 있는 인물로 생각되지 않았다. 진짜 곁에 있는 친구라 착각할 정도였다. 아마도 소녀들은 앤을 친구라 생각하며 어른이 될때까지 마음속에 품고 살지 않을까. 나또한 앤이라는 인물의 매력에 빠져 여러번 읽은 이야기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종종 만나는 인물이기도 하다. 평생 친구로 간직하고픈 앤을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조금은 엉뚱한 면이 많아 보이기도 하다. 상상력이 지나치면 어른들에게는 엉뚱함을 넘어 이상하게 보일수도 있을 것이다. 앤을 매슈가 아닌 마릴라가 만나러 갔더라면 초록지붕 집에서 함께 살수 있을까. 어쩌면 이들의 만남은 운명이였을지도 모른다. 남자 아이를 원했던 매슈와 마릴라. 그런 그들 앞에 말라깽이에 주근깨 얼굴을 한 빨간 머리 앤이 나타난 것이다. 보통의 아이들이라면 낯가림으로 제대로 말한마디 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앤은 당돌할 만큼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그런 모습을 평소 말이 없던 매슈가 좋게 본 것이다. 앤의 특별함을 알아본 것이다.

 

어릴적 책을 보면서 앤이 말한 '새하얀 환희의 길'을 상상으로만 생각했다. 거대한 사과나무들이 아치를 이룬 길을 가는 앤이 느끼는 감정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 작은 것도 특별하게 생각하는 아이라고만 생각했다. 그 책을 만나뒤 사과꽃이 피어있는 모습을 보면서 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지 알게 된 것이다. 그전에는 알지 못했던 것을 직접 보고나니 앤이 느낀 감정을 알게 된 것이다. 말로 표현하지 못할 아름다운 풍경이였다. 그러니 그 길에 앤이 특별한 이름을 붙여준 것이다.

 

앤 때문이였을까. 나또한 특별한 존재들에게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사물들에 나만의 이름을 붙여준 것이다. 그럴수밖에 없는 것이다. 남들에게는 평범할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특별한 존재였던 것이다. 앤이 좋아서 마냥 따라했던 기억이 있다. 앤처럼 말을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마음속으로 조잘조잘대며 시간을 보냈던 추억이 있다.

 

책을 읽는 특별한 대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여자 친구들에게 더 많은 인기가 있는 앤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앤이라는 친구를 마음속에 품고사는 분들이 많지 않을까. 엄마라는 이름을 불러보기도 전에 부모님을 잃은 불쌍한 아이라고 생각할수도 있다. 하지만 앤에게는 불행을 만나볼수없다.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친구이다. 누구나 그 세계를 들여다보고 싶게 만든다.

 

이 책을 처음 만나는 친구들은 앤이라는 소중한 친구를 만나는 시간이 된다. 앤을 만났던 분들은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추억들을 꺼내보는 시간이 되는 책이다. 속표지에 나와있는 앤이 사는 마을 보면서 우리들은 앤을 만나기위해 그곳을 향해 떠난다. 새하얀 환희 길에서 앤과 만나는 상상을 하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