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수꾼
하퍼 리 지음, 공진호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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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앵무새 죽이기>를 읽고 난 후 55년만에 후속작이자 전작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에 <파수꾼>을 읽게 되었다.  먼저 쓰여진 작품이지만 우리와의 만남은 늦은 것이다. 이 작품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우리는 영원히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문득 늦게라도 이 작품을 만난 것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만나지 않았다라면 좋은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이 작품을 읽기 전의 기대감과 달리 어린 루이즈가 바라보던 세상과는 다른 모습을 만나니 조금은 두렵기도 하다.

 

 

6살 어린 꼬마가 아니라 이제 26살이 된 루이즈를 만난다. 루이즈의 시선으로 바라본 이야기가 아니라 이제는 제삼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이야기이다. 어쩌면 객관적인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  이전의 이야기는 어린 소녀가 바라보고 싶은 모습만 바라보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가 보고 싶지 않았던 이면도 있을 것이다. 살아가면서 어떤 것이 진짜 모습인지 혼란스러울때 우리의 마음이 편한것을 선택하게 된다.

 

진 루이즈 핀치가 뉴욕에서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이전의 어린 소녀가 아니라 어엿한 숙녀가 된 모습을 만난다. 세월이 흐른만큼 변화한 것도 많다. 이제 오빠 젬은 이세상에 없다. 하지만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빠가 있다. 또 진의  곁에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헨리가 있다. 시간이 흐르며 변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들도 있기 바랄뿐이다. 어릴적 흑인을 변호하던 아빠의 모습이 진에게는 남아 있다. 항상 정의를 위해 싸우는 아빠의 모습을 간직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며 우리들의 마음도 그렇지 않을까. 이 책을 만나기 두려웠던 것은 진의 아빠 애티커스의 다른 모습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진은 아빠가 자신의 손을 잡아주고 정의가 존재하며 다른 한 쪽에 있는 또다른 정의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 파수꾼이라 생각했다. 어린 시절 흑인을 변호하던 아빠의 모습을 늘 간직하며 살아왔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모습을 보게 된 것이다.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파수꾼이라 생각했던 아빠가 위선자로 보이는 것이다. 진심으로 흑인을 위해 변호했던 것인가 의문이 든다.

 

살아가면서 우리들도 그렇지 않을까. 정의를 지키는 파수꾼이라 생각하지만 가끔은 현실에 타협한다. 또는 가면을 쓰고 파수꾼인척 살아가는 경우도 있다. <앵무새 죽이기>를 읽으면서는 정의 는 분명 존재한다고 생각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는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우리를 지켜주는 정의의 파수꾼들이 존재하는 것인가하는 의문이 든다.

 

흑인 인권 운동이 일어났던 20세기 중엽의 모습을 담고 있기에 책에서는 흑인에 대한 시선이나 생각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분명 차별받고 있는 사람들이다. 지금도 흑인 문제뿐만 아니라 또다른 문제들로 인해 누군가는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약자에 대한 정의를 생각하지 않을수 없다. 진 루이스가 파수꾼을 원했듯이 우리들에게도 정의가 무엇이면 다른 한쪽의 모습에 대한 이해를 할수 있도록 도와줄 누군가를 원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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