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의 언덕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93
에밀리 브론테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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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에 울고 웃는다. 다양한 모습의 사랑이 있지만 남녀간의 사랑만큼 우리를 설레게 하고 때로는 아프게 하는 것이 있을까. 어떤 사랑을 해야한다는 정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꿈꾸는 사랑이 있듯이 원하지 않는 사랑도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학창시절 <폭풍의 언덕>을 읽으며 이들의 사랑을 우리들은 받아들일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토론까지는 아니지만 등장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기억이 있다. 사춘기 소녀들이 모여 끊임없이 이야기를 하게 만든 책을 이제는 어른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면서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세월이 흘러도 늘 꾸준히 사랑받는 책들이 있다. 시대를 뛰어넘어서도 공감을 얻는 것이다. 어떤 점이 아직까지 사랑받게 하는 것일까. 단순히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고 영국 소설의 걸작이라서 만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다시 만나게 하는 힘이 있는 이야기인 것이다.

 

 

1801년 록우드라는 사람이 지주를 만나면서 이야기는 시작한다. 지주는 자신을 난처하게 만드는 사람이며 그곳은 지독한 염세주의자의 천국이라 말한다. 넓은 땅을 소유하고 있는 지주임에도 그에게는 고독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이다. 가진 것이 많다고 행복한 것은 아니겠지만 남부러울것 없어 보이는 그 사람은 왜 이렇게 신경질적인 것일까.

 

록우드가 찾아간 지주는 바로 히스클리프이다. 빈민가의 부랑아로 자라서일까. 아니면 제대로된 사랑을 받지 못해서일까. 그의 사랑은 삐뚤어져 보인다. 그가 진심을 다해 캐서린을 사랑한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캐서린 또한 그를 사랑한 것인지 아니면 연민을 사랑으로 착각한 것인지 아직도 모르겠다. 두 사람을 중심으로 여러 인물의 관계나 그들의 사랑을 보면서 밝은 느낌보다는 어두운 느낌이 든 것이 사실이다. 사랑을 다루고 있다면 밝고 말그대로 사랑스러운 느낌으로 다가와야하지만 이건 전쟁같은 사랑이라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악연인지 인연인지 모를 고리는 그들로 끝나는것이 아니라 그들의 자식들까지 이어진다. 우리는 악연의 고리라는 말은 한다. 그들의 고리는 끊어질수 없는 것일까.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지만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진심으로 행복을 바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의 마음이 증오로 바뀌는 것은 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상대뿐만 아니라 자신까지 불행하게 만드는 선택을 보는 우리들도 마음이 아프다. 사춘기 소녀들이 열띤 이야기를 나누었듯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우리들도 그못지 않게 할 이야기들이 많은 것이다. 아직까지도 그들의 사랑을 쉽게 응원할수 있을지 의문으로 남는다. 

 

한 드라마에서 배신당한 여자가 남자에게 부숴버릴거라고 말했던 장면이 생각난다. 죽고 못사는 사이도 한 사람의 배신으로인해 모두 망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책속에서 만나는 인물들도 결국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것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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