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토지 1]만화로 만나는 토지

만화 토지 제1부 1 - 박경리 원작
박경리 원작, 오세영 그림 / 마로니에북스 / 2015년 7월

읽어야할 책이지만 쉽게 손에 잡히지 않는 책들이 있다. 아니, 그리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읽고 싶어지는 책들이 있다. 토지는 전자와 후자 모두 속하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읽고 싶어하는 책이지만 쉽게 읽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은 방대한 분량의 책을 보면 겁(?)을 내는 경우도 있다. 읽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방대한 분량인만큼 주요 등장인물들도 많다. 인물도를 그려가며 읽어야 이해하기 쉬울 정도이다. 처음 이 책을 만났을때 인물관계도를 그려 가며 읽었던 기억이 있다. 내가 읽고 좋았던 책들은 아이들도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토지에 대한 이야기를 만화로 먼저 접하면 관심도 생겨 글밥이 많은 책을 읽어가는데 도움이 될거라는 생각이다. 그 과정의 징검다리가 되어줄 책을 만난 것이다.

<만화 토지>는 제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들이 알고 있는 토지의 내용을 만화로 만날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열일곱 권으로 구성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제 1권을 시직으로 서희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그 시대의 아픔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세대들은 드라마 '토지'를 기억한다. 귀엽고 당찬 서희의 모습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또한 길상과의 관계. 어린소녀가 대장부 같은 삶을 살아갈수 밖에 없었던 내용들은 책 뿐만 아니라 드라마로도 만났던 것이다.

이야기를 만나기 전 책속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이렇게 친절하게 소개되어 있지만 이야기를 만나기 전에는 누가 누구이며 어떤 인물일지 자세히 모를수도 있다. 이야기를 만나면서 그들이 어떤 연관이 있고 어떤 사건들고 마주하게 되는지 하나씩 알아갈수 있는 것다.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최참판가'와 평사리 주민들의 주요 인물 계보를 보면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1권은 1897년 평사리의 한가위 풍경을 담고 있는 모습으로 출발한다. 평화로워 보이는 이 마을에서 앞으로 어떤 일들 펼쳐질까. 처음으로 만나는 이야기에서는 구체적인 상황들이 눈에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많은 인물들의 등장을 통해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기대하게 만든다. 만화라는 특성 때문인지 인물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가 있다. 선과 악을 구분하는 것은 우습지만 악의 주축이 되는 인물들의 묘사가 눈에 띈다. 아직 그 사람을 잘 모르지만 나쁜 사람이라는 것을 알수 있다. 아이들은 글보다는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인물의 특징을 잘 살리고 있는 만화가 마음에 든다.

1권의 내용을 보면서 앞으로의 이야기들을 더 궁금하게 만든다. 아직 전체적인 이야기를 모르는 아이는 어린 길상과 서희의 관계를 눈치채지는 못한다. 내용을 알고있는 엄마와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함께 읽어가는 재미가 큰 책이다. 미리 나중의 일을 알려주지는 않지만 슬쩍 한두가지 이야기들은 해본다. 그런 것들이 아이의 흥미를 갖게하는지도 모른다. 17권까지 나온다고 하니 이 책은 마지막 이야기까지 아이와 함께 읽어보고 싶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