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아이 고 - 내 남편의 아내가 되어줄래요
콜린 오클리 지음, 이나경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의 죽음을 생각해 볼 것이다. 건강을 유지하며 살아간다면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몸이 아프고 병원에 가는 일이 있을때는 내가 세상에서 사라지면 어떤 일이 생길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나또한 얼마전 몸이 아파 병원에 다니면서 이 세상을 떠난다면 가장 슬퍼할 사람들은 가족일 거라 생각했다. 누가 가장 슬퍼할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떠나면 누가 가장 마음에 걸릴지 생각해 보았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아이들이 먼저 떠올랐다. 역시 자식은 불효를 하는 것일까. 나를 낳아준 부모님이나 오랜시간을 함께 지내온 옆지기가 아니라 아이들이 먼저 떠오른 것이다. 잘 해주는 것이 없음에도 아직은 엄마의 손이 많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슬픔을 안겨주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를 위해서라기보다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건강을 챙겨야지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사람들이 우스개 소리로 세상에 오는데는 순서가 있어도 가는데는 순서가 없다고 말한다. 젊은 나이세 그런 일이 다가온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 앞으로 해야할 일이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다. 결혼을 해서 알콩달콩 살아가면서 2세에 대한 계획은 세우고 있는데 암이라는 진단을 받은 사람의 마음이 우리들은 이해한다고 말할수 있을까.

 

나는 암이 온몸에 퍼졌고 곧 죽을 것이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그 말을 되뇌면서 언제쯤 공황상태가 가라앉고, 슬픔도 가라앉고, 운명을 받아들이게 될지 생각해본다. (중략) 생존 본능이 잠에서 깨어난 것이다. 나의 뇌가 생존 본능에게 나오라고 지시한다. 본능이 자리잡고 외친다.

죽을 수 없어.

죽지 않을 거야. - 본문 106쪽~107쪽

 

내게 삶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말을 들을때 그것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나는지 분노하는 일이 많다. 마음의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데 고통스런 병과 마주하며 남은 시간도 많지 않은 것이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고 남은 시간을 고통스럽게 보낼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어파치 죽음이 정해져 있으니 마음 편하게 지내라고 할수 있을까. 우리들은 종종 나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때 무엇을 하고 싶나고 물으면 사람들은 여러가지를 대답한다. 하지만 현실로 다가온다면 그런 일이 가능할까.

 

수의사 과정과 수의학과 박사과정을 동시에 밟고 있는 유능한 잭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며 다른 사람들처럼 예쁜 아기를 갖고 싶었던 데이지가 암을 진단 받는다. 치료를 받고 나면 나아질거라 생각했지만 재발한 것이다. 이제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사랑하는 잭을 혼자 남겨 두고 떠날수 없다. 데이지가 마지막으로 할수 있는 일은 잭의 곁에 있을 아내를 찾아주는 것이다. 자신이 할수 있는 일은 그것뿐이라고 생각한다. 데이지가 죽으면 누가 잭의 양말을 치워주고 침대 정리를 하고 식사때마다 시리얼을 먹지 않도록 해줄지 걱정이다. 데이지에게는 남은 시간동안 해야할 일이 생긴 것이다. 잭의 아내를 직접 찾아주는 것이다.

 

남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어 공부도 미루는 잭. 자신과 함께 있는 시간이 없더라도 잭이 졸업을 하기 바라는 데이지. 그 둘은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큰만큼 자신보다는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큰 것이다. 고통스러운 시간이지만 그들의 사랑앞에서는 그런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들을 지켜보는 우리들의 마음이 아파오는지도 모른다.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지만 언제인지 모른다. 마음의 준비를 할수 있는 시간도 그리 많지 않다. 사랑하는 사람들 곁을 떠날수 밖에 없는 현실에 우리들은 작아질수 밖에 없는 것이다. 데이지와 잭의 사랑을 만나면서 우리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돌아보게 된다. 늘 그렇듯 늘 같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소홀하게 된다. 아픈 이별을 마주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사랑하는 사람들과 조금이라도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을 알기에 우리들은 마지막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지는 모른다. 지금 눈 앞에 없지만 영원히 마음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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