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단
제바스티안 피체크.미하엘 초코스 지음, 한효정 옮김 / 단숨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우연의 일치인지 요즘 읽고 있는 책들의 작품이 공동작가의 작품인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 만나게 된 <차단>도 두 명의 작가의 공동작품이다. 두 명의 작가 중 제바스티안 피체크는 <눈알수집가>와 <눈알 사냥꾼>으로 만났었다. 사이코 스릴러라는 장르의 책을 만날때는 조금 두렵기도 하다. 작가의 이전 작품들을 만났었기에 이 책을 만나는 것이 더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우리들이 감당하기에는 힘든 사건들이 많다. 사람이 한 행동이라고 믿기지 않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책을 보고 나서 마음이 무거워지기에 읽기 전에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예전에 한 개그코너에서 '개그는 개그일뿐 오해하지 말자!' 라고 했듯이 책속 이야기는 허구일뿐이라며 넘어가야 하는 것일까.

 

 

법의학자 파울 헤르츠펠트는 중부 유럽 여성의 시체를 보기 위해 부검실에 와있다. 장기 상태로 보아서는 50세에서 60세인 여인의 시체는 상상하기 싫을 정도이다. 아래턱이 턱관절에서 분리되어 있는것으로 보아 거친 날을 가진 톱으로 이용했다고 말한다. 36시간 이전에 사망했을 이 여인의 해골 부위에서 금속으로 된 작은 캡슐을 발견한다. 팥 정도 크기의 캡슐을 힘들게 열어보니 섬유질 천에 기호같은 것들이 보인다. 쪽지에 쓰인 알파벳을 조합해보니 바로 열일곱 살이 된 자신의 딸 한나(Hannah)'라는 이름이 나왔다.

 

헤르츠펠트는 누구에게도 그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딸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녹음된 음성 뿐이다. 그가 죽일거라는 절박한 이야기와 함께 에릭을 기다리라는 딸의 목소리. 누구이길래 모르는 여인의 시체에 자신의 딸의 이름을 남긴 것일까. 누구에게도 말하자 말라는 딸의 절박한 목소리.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하면 자신은 죽게 될거라 말한다.

 

딸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헤르츠펠트. 정체를 알수 없는 이를 쫓기위해 이야기는 숨가쁘게 흘러간다. 그와 함께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인물은 스토커인 남자친구로부터 도망친 만화가 린다이다.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그들에게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 것일까. 헤르츠펠트가 찾아간 헬고란트 섬에서 모든 실마리가 풀리는 것일까.

 

그녀는 언젠가 살아서 이곳을 나갈 수 있을 거라는 헛된 희망을 더 이상 품지 않았다. (중략)

본래 그녀 자신에 대한 가장 중요한 기억들은 고통이라는 기억에 의해 그 자리를 뺏긴 것처럼 보였다. - 본문 66쪽

 

추리소설의 특성상 줄거리나 특정 사건에 대해 말하는것이 조심스럽지만 그녀가 당한 일들은 이야기하지 않을수 없는 것이다. 정말 처벌한 고통을 받고 있는 그녀의 시간이 더디 흐른다. 그 고통속에서의 시간들은 일분일초가 악몽인 것이다. 솔직히 책속 이야기일뿐이라고 생각하려해도 외면할수 없다. 그녀에게 다가오는 고통은 말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고통으로 인해 자신의 기억을 모두 뺏겨버린듯했다는 것을 우리들이 얼마나 이해할수 있을까. 살아나갈수 있다는 희망을 품지 못한다. 우리들은 희망을 품을수 없는 상황들의 고통을 알 것이다. 더구나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그녀의 고통은 우리가 가늠할수 없는 것이다. 

 

딸을 가진 부모라면 이성을 가지고 읽어가는 것이 조금 힘들지 않을까한다. 그냥 흥미로운 이야기라며 지나칠 수 없는 것이다. 읽는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것이 다를 것이다. 여자이고 딸을 키우는 입장에서는 책속에서조차 결코 마주하고 싶지 않은 사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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