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짓]소심한 반란이 주는 행복

딴, 짓 - 일상 여행자의 소심한 반란
앙덕리 강 작가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5년 3월

우리들은 딴짓하지 말라는 말을 들으면 혼나는 것처럼 들린다. 또한 아이들에게도 종종 왜 딴짓하고 있냐고 말한다. 이처럼 조금은 부정적인 의미로 다가오지만 긍정적인 딴짓을 하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만날수 있다. 살면서 늘 같은 일을 반복하고 살아간다며 지칠 것이다. 일탈을 꿈꾸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재미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들은 나의 삶에 익숙해진다. 지금 내 상황을 부정적으로 생각해서가 아니라 늘 같은 일상에서 가끔씩은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들은 여러가지 핑계를 대며 쉽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인가 하려는 사람은 해야할 이유를 찾지만 하지 않으려는 사람을 핑계를 찾는다고 한다. 우리들은 아마 많은 핑계를 대며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의 제목이 정말 마음에 든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일상 여행자의 소심한 반란'이라는 부제이다. 얼마전 지인들과 모음을 만들때 '00대 아줌마들의 반란'이라는 이름으로 짓자고 말했다. 물론 모임의 이름을 그렇게 만들지는 않았지만 이처럼 우리들은 늘 마음속에 반란을 꿈꾸는지도 모른다. 일탈이 아닌 반란을 꿈꾸는 내게 큰 움직임을 가져다 주는 책이다.

우리의 일상속에서 만날수 있는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이 되는 이야기들도 있다. 소중한 지금 이 순간이 모여, 하루하루가 모여 우리의 삶을 만들어간다. 먼 미래의 이야기보다는 지금 이 순간과 지나온 소중한 추억들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면서 우리를 돌아다보는 시간이 된다.  

저자와 비슷한 연배여서인지 전하는 이야기들은 내 마음속 하나의 추억으로 자리잡고 있는 일들이 많다. 지금은 눈 다래끼가 나면 바로 병원으로 가지만 어릴적에는 속눈썹 하나를 뽑아 작은 돌 위에 얹어 놓았다. 그것을 발로 차는 사람에게 다래끼가 옮겨가는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그때는 그렇게 믿은 것이다. 골목길에 있는 돌 위에 속눈썹을 놓으며 누군가에게 빨리 옮겨갔으면 하는 바람이였다. 한편으로는 친한 친구들이 그 돌을 차지 않을까하는 조바심으로 지켜보던 기억이 있다. 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어서인지 책을 읽는내내 일상의 반한이기 보다는 내게는 추억을 만나는 시긴이기도 하다.  

딴짓이라고 했지만 결국 지금의 내가 살아가는 이 삶이 가장 소중하고 행복한 것이 아닐런지. 어쩌면 우리들에게 그것을 알려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삶에 안주하라는 것은 아니다. 내가 있는 곳에서 한발자국 떨어져 바라본다면 다르게 볼수 있을 것이다. 늘 같은 생각과 마음에서 조금만 다르게 생각해도 지루하고 힘든 일상이 아니라 다른 삶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늘 그렇듯 우리가 꿈꾸는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불안과 두려움은 엄마 배 속을 박차고 나올 때부터 내 삶에 달라붙어 있었다.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지 못한다면 불안과 두려움이 전부가 된다. - 본문 184쪽

책속 이야기들을 만날때마다 우리는 일상의 여행을 떠난다. 같은 일을 경험한 사람에게는 추억으로의 여행을 선물하고 처음으로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모험을 떠나듯 누군가의 삶을 여행할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