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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가 아닌 남자 ㅣ 다크 시크릿 1
미카엘 요르트.한스 로센펠트 지음, 홍이정 옮김 / 가치창조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표지부터 스산한 느낌을 주는 책을 만났다. 제목위의 자국은 핏자국을 연상하게 만든다. 우리나라 드라마 작가중에는 자매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이 책은 혈연관계는 아니지만 2인조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뜬금없지만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혼자일때보다 더 힘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갈수도 있겠지만 의견이 맞지 않을 경우는 어떨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띠지에 보면 웰메이드 수사물의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하니 흥미를 가지지 않을수 없다.

첫 장면부터 충격을 준다. 죽은 소년을 보며 자신은 살인자라가 아니라고 말하는 남자.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그런 이 사람은 소년을 죽인 살인자일까. 자신은 결코 살인자가 아니라며 소년의 시신을 보며 괴로워하던 그는 물속에 빠뜨린다. 그 남자는 누구이고 소년은 누구인 것일까. 자신은 살인자가 아니라고 말하는데 그렇다면 그는 왜 죽은 소년 앞에 있는 것일까. 두 쪽 분량의 내용만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살인자가 아니라 시신을 발견한 사람이라면 우리의 상식으로는 신고를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시신을 물속에 빠뜨린 것이다.
베스테로스 경찰서에 실종 신고가 접수된다. 레나 에릭손은 자신의 아들 로저 에릭손이 집에 오지 않았다고 신고를 한 것이다. 여자 친구 리자의 집에서 오후 10시경 나갔다고한 아들은 집으로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실종신고가 된 로저 에릭손과 우리가 처음에 만났던 죽은 소년이 같은 인물이라는 것을 짐작하며 우리들은 사건 속으로 빠져든다.
단순한 실종이 아닌 특별살인사건전담반이 사건을 맡게 되면서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연관성이 없어보이던 세바스찬의 등장. 그를 둘러싼 또하나의 의문의 사건. 그의 어머니가 남긴 편지의 내용과 이 사건이 연관이 있는 것일까.
표지의 느낌처럼 이야기속 인물들에게도 그런 느낌을 받는다. 조금은 우울할수 밖에 없는 상황들이다. 그들에게 보이지 않는 아픔과 슬픔이 묻어있다. 단순히 살인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수사물을 보면 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 용의자가 있다. 용의선상에 있는 인물들을 만나며 범인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 과정에 알게된 비밀같은 이야기들. 감추고 싶었던 진실일수 있는 이야기일수도 있다. 하지만 끝까지 묻어둘수 없는 진실일수도 있다. 수면위로 떠오는 진실들로 인해 얽혀있던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한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어머니가 내게 뭐라고 말씀하셨는지 기억하세요? 어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죠. 신이 날 버릴 거라고. 신은 더 이상 나에게 보호의 손길을 보내지 않을 거라구요." - 본문 599쪽
16살의 소년의 끔찍한 죽음과 또다른 아픔을 간직한 세바스찬. 세바스찬이 성에 집착하는 이해할수 없는 행동들을 두둔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그도 자신의 아픔을 그렇게 표현한다는 것이 우리들을 안타깝게 한다. 같은 듯 다른 두 개의 이야기속 사건이 해결될수록, 진실이 밝혀질수록 우리들의 마음은 왜 이렇게 무거워지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