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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차를 타는 당신에게 - 마음을 다잡는 특별한 이야기들
서주희 지음 / 샘터사 / 2015년 1월
평점 :
첫차를 타던 일들이 종종 있었다. 학창시절에는 공부를 하겠다고 잠시나마 첫차를 타고 학교에 갔다. 그 시절 눈에 띄는 것은 이른 새벽에 청소를 하시던 미화원분들이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는 새벽에 수영과 영어를 배운다며 첫차를 타고 집을 나섰던 기억이 있다. 한때나마 정말 열심히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첫차를 타던 그 시기는 괜히 무언가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나도 무언가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첫차를 탈 일이 줄어들고 그런 일이 별로 없었다.
얼마전 일이 있어 몇년만에 첫차를 타고 집을 나섰다. 차에 오르는 순간 그 시간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타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더 놀란 것은 대부분 나이가 드신 분들이 차에 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시간에 집을 나서는 이유는 다르겠지만 대부분 일을 하기 위해 나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생계를 위해 어쩔수없이 그 시간에 나가야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시간과 달리 첫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힘을 얻게 된다. 이른 시간에 나가는 것이 힘들지만 첫차를 타고가며 만나는 많은 사람들은 행복한 하루를 만들어가고있다는 생각이 든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15/02/25/22/naetoile_4786457092.JPG)
<첫차를 타는 당신에게>에서는 작아서 눈에 보이지 않을수 있지만 그런 작은 것들이 모여 큰 힘을 이룬다는 것을 알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꿈꾸고 많은 것을 가지기를 원한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삶을 누리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끝없이 그것들을 쫓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진짜 행복은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고 내 눈에만 보이는 것일수도 있다. 아주 작아서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만 내게는 큰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6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야기마다 작은 감동들이 다가온다. 남들의 비웃음에서도 아랑곳 하지 않은 꾸준함이나 죽음이 다가오는 5분전의 상황. 그 시간이 주는 소중함 등 처음으로 만나는 이야기부터 우리들을 숙연하게 만든다. 가끔은 미련하다 싶을 정도로 자신의 일에 열중하고 빠르게 가려는 사람들과 달리 묵묵히 자신의 길을 천천히 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결코 느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책을 보며 알아간다.
돈이 아니라도 지식, 재주, 시간 등 누구에게나 그만의 재산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진 게 없다는 말은 엄밀히 따지면 핑계에 불과합니다. - 본문 325쪽
책을 읽고나면 어떤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고 감동적이였는지 사람들은 가끔 묻는다. 이 책에서 그것을 묻는다고 하면 쉽게 대답하지 못한다. 하나의 이야기만 꼽기 어렵다.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잔잔하게 다가오는 이야기들이다. 짧은 이야기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우리의 삶속에서 만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전하는 것은 우리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행복과 희망의 이야기이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바보같은 것이 아니고 가고 있는 길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이상하게도 다른 사람들도 아닌 내가 하는 일에 내가 의심을 하는 경우가 많다. 과연 잘하고 있는 것인지 끝없는 의문을 가진다. 그러다보니 늘 걱정이 앞선다.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가고 싶은 마음도 크다. 책속의 이야기들을 만나면서 인생의 지름길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늦었다고 후회하는 순간에도 시간을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 후회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일어서 출발하는 힘을 가질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