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영웅이 되는 법]운명을 거부할 수 없는 것일까

진짜 영웅이 되는 법 - 개구랄라의 탄생 ㅣ 푸른숲 어린이 문학 35
강정연 글, 김효은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15년 2월

우리들은 영웅이라고 하면 ~~맨을 떠올린다. 남들과는 다른 옷을 입고 위급한 상황이면 언제 어디서든 나타나는 영웅들. 그들은 대부분 남자이고 평소에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생활을 한다. 그런 그들이 누군가 도움이 필요할때면 언제든 나타나 도와주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영웅을 만날수 있다. 하지만 기존에 만났던 영웅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초록 개구리처럼 보여 '개구리집'이라 불리는 곳에 쌍둥이 남매 룰루와 랄라가 살고 있다. 엄마와 할머니는 세탁기만 한 황금개구리가 지붕 위로 펄쩍 뛰어오르는 꿈을 꾸었다. 할머니는 그 꿈을 꾸고 아빠를 낳고 엄마는 쌍둥이를 낳은 것이다. 이렇게 같은 꿈을 꾼것도 신기한데 아빠가 태어난 바로 다음날 할아버지는 집을 떠나고 아빠도 쌍둥이가 태어나자 집을 떠났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도움을 간절히 바라는 곳으로 간다면서 집을 떠난 것이다. 이제 집에는 할머니와 엄마, 쌍둥이 남매만 남은 것이다.

이렇게 남은 가족들에게도 아픔이 있다. 아빠가 떠난뒤 할머니는 엄마에게 개굴맨의 운명에 대해 이야기해주지만 그것은 할머니가 지어낸 이야기라 생각한다. 아빠는 집을 나간지 일년만에 지구 반대편에서 지진 때문에 세상을 따나고 만다. 그 일이 있은 후 할머니는 2층방에서 나오지 않고 엄마는 화를 내는 사람으로 변해 버린다.

개구리를 쏙 빼닮은 룰루와 덜 닮은 랄라. 황금 개구리의 주인이 되고 싶은 룰루와 그런 일에는 관심이 없는 랄라. 모든 관심을 개구리에 쏟는 룰루와 달리 랄라는 빵을 만드는 일이 좋다. 룰루는 황금알을 찾아 개굴맨이 되어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고 싶다. 랄라는 개굴맨이 대단하다는 것은 알지만 자신이 되고 싶지는 않다. 황금알을 찾는 사람은 이제 4대 개굴맨이 되는 것이다. 

"황금알은 '준비된 자'와 가장 먼저 만나, '뜻하지 않은 방식'으로 한 몸이 되어, 새로운 개굴맨으로 탄생하게 된다." - 본문 30쪽

누가 새로운 개굴맨이 될수 있을까. 개굴맨이 되기를 바라는 룰루와 개굴맨에 관심이 없는 랄라. 이들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처럼 개굴맨이 될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났다. 그런 운명이 자신에게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룰루와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은 랄라. 이들 앞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궁금하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작은 어려움이나 불의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개굴맨이 되기 싫다면 도움을 청하는 소리도 못들은 척하고 불의를 보고도 그냥 지나쳐야 한다. 하지만 아주 작은 소리라도 도움을 청하는 소리들은 언제든 들을 수 있다. 불의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도 못한다. 이런 상황에 개굴맨이 되기를 어떻게 포기할수 있단 말인가. 이전에 만났던 영웅들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우리들에게 개구리가 영웅의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 새롭다. 하지만 어떤 영웅보다 용감하고 자신의 운명을 담담히 받아들인다.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다. 자신보다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살아야하는 영웅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