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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 그녀와 그, 영원히 넘을 수 없는
감성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사람을 유치하게 만들고 판단력도 흐리게 만드는 것은 바로 사랑에 빠졌을때다. 그때는 누가 무슨 말을 해고 들리지 않고 오직 그 사람만 보인다. 아무것도 아닌 일에 실실 웃음이 나오고 그의 말 한마디, 작은 행동 하나에도 집중하게 된다. 이렇게 영원히 사랑할것 같은 여자와 남자. 이들은 이별을 맞이한다. 대부분의 만남에는 이별이 따르기 마련이다. 사랑은 영원할거라 생각하지만 헤어짐으로 인해 그들은 몸과 마음에 상처를 받는다. 이별의 아픔은 누구에게나 다가오고 그로 인해 받은 상처로 아파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슬픔의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들은 말이 통하지 않을때 벽보고 이야기한다고 말한다. 벽을 보고 말하는 느낌이 어떨지 상상만으로도 웃기고 허탈하다. 내가 하는 이야기에 대한 반응이 전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말해야 한다면 어떨까. 아무리 사랑하는 여자와 남자라도 넘지 못하는 벽이 있을까. 국경도 초월하고 나이차도 극복한다고 말하지만 여자와 남자라는 서로의 차이는 뛰어넘지 못하는 것일까.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15/02/21/13/naetoile_3987033391.JPG)
벽 : 그녀와 그, 영원히 넘을 수 없는
<벽>은 사랑의 이별을 정말 담담하게 마주할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헤어지고 나서 정말 찌질하게 울고불고하는 장면들을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자칫 찌질하다라는 표현이 거스릴수 있지만 울거나 슬프게 마주하기보다는 한발 떨어져 담담하게 바라볼수 있는 이야기이다.
어느 순간이었어.
답답한 벽이 보였어.
미처 알아채기도 전에 우리 사이에 서 있었어.
무너뜨려야 할지 그대로 둬야 할지 망설여졌어.
그러는 사이에 벽은 더욱 더 단단히 굳어졌지. - 프롤로그 중에서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1/2015/02/21/13/naetoile_0313205575.JPG)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15/02/21/13/naetoile_4764869574.JPG)
이 책에서는 세계 곳곳의 벽 사진을 통해 헤어진 여자와 남자의 마음을 들여다볼수 있다. 짧은 글과 함께 사진으로 만나는 이야기들은 우리들을 공감하게 만든다. 포토 에세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 사진으로 인해 글이 더 와닿는지도 모른다. 수 많은 여자와 남자들 사이에 놓인 벽은 서로를 아프게 했지만 우리는 그 벽을 통해 조금은 아프지만 아름답게까지 느껴지는 이야기들을 만날수 있는 것이다.
입장 차이일까. 같은 상황이라도 서로 바라보고 느끼는 것이 다르다. 영원히 여자와 남자 사이에는 넘을수 없는 벽일까. 이 책을 읽는 순간만큼은 내가 여자이고 남자이고는 잊게 된다. 단지 헤어진 그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모두의 이야기에 공감하게 되는 것이다.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나 이별의 아픔으로 인해 힘든 시간들을 보내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어떨까. 그 시간들을 보낸 사람들이 읽는다면 정말 담담하게 받아들일수 있다. 지나온 시간들이기에 한쪽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입장을 모두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사진으로 만나는 그들 사이에 놓여 있는 벽. 세계 곳곳의 벽들을 담고 있어서인지 실제로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한다. 사랑의 아픔으로 힘든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하지,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되는 것은 아닐런지. 아픈만큼 성숙해진다고 하지만 사랑의 아픔만큼은 겪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마주하는 일이기에 상처가 깊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