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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몬스터 ㅣ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11
김해등 지음, 경하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5년 1월
평점 :
아이들이 처음으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적는 것이 일기가 아닐까. 처음으로 글을 쓰게 되는 이유가 자의에 의한 것보다는 타의에 의한 것이 된다. 또한 단순히 하루의 일과를 적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생각을 적는데 누군가 본다는 사실에 부담감이 따른다. 그러다보니 진심이 아닌 누군가 본다는 생각에 진심을 숨기고 적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일기를 검사하는 일이 줄어들었지만 중학교 1학년때까지 선생님이 일기 검사를 하셨다. 창피한 일이지만 그것을 이용(?)해 친한 친구와 짝이 된 적도 있었다. 서로 과장된 표현을 하며 짝이 되고 싶은 마음을 일기에 적었다. 그것을 보고 선생님께서 조용히 친구와 둘이 앉을수 있게 해주신 것이다. 어쩌면 선생님도 우리의 거짓된 이야기를 알고 계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듯 누군가 나의 일기를 본다는 것에 가끔은 진실이 아닌 거짓을 남기는 일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일기의 진짜 의미가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참 신기한 것이 일기라는 공간에는 나의 마음을 털어놓는다. 비밀친구인 셈이다. 그러면서도 누군가 보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앞선다. 지금도 종종 아무도 관심없을 일기이지만 글을 남기면서 누가보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한다. 내 진짜 마음을 이렇게 털어놓을수 있는 행복한 공간이지만 어떤 경우에는 정말 쓰기 싫은 일기가 되어버리는 일도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하기 싫은 것중 하나는 일기쓰기가 아닐까. 매일 똑같은 일상 속에서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을 찾기란 쉬운 것이 아니다. 그러다보나 나의 생각은 없고 그날 있었던 일을 나열하는 일이 되어 버린다. 아이들에게 일기 쓰는 일이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 될수는 없는 것일까.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1/2015/02/12/16/naetoile_2511624932.JPG)
<일기 몬스터>라는 제목처럼 아이들은 어쩌면 일기 쓰는 일이 괴물을 만나는 것처럼 무섭고 싫은 일일수도 있을 것이다. 몬스터가 아니라 친구처럼 만날수 있기를 바라면 이야기를 함께 읽어본다. 동구네 반은 화요일마다 일기장을 걷는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일기를 쓰면 그 아래에 빨간색으로 정성스런 답글을 남겨주신다. 잘 쓴 친구에게는 '살다 살다 칭찬'을 해주신다. 같은 반 태우는 일기를 잘 썼다고 칭찬을 받지만 동구는 칭찬이 아닌 글이 남겨져 있다. 그 글을 보니 괜시리 창피한 마음이 든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1/2015/02/12/16/naetoile_1845801494.JPG)
동구도 일기를 잘 쓰고 싶지만 일기만 쓰려고하면 먹보 몬스터, 이빨 몬스터 등이 나타나 두렵게 만든다. 동구 앞에만 나타나는 것일까. 이런 동구를 위해 엄마는 태우에게 일기 과외를 받도록 한다. 태우를 통해 알게 된 비밀. 그 비밀을 알게 되었으니 동구도 일기를 잘 쓰게 될까.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2/2015/02/12/16/naetoile_8606710316.JPG)
누구한테 보여지는 글이다보니 솔직하지 못하고 칭찬을 받고 싶은 마음에 거짓된 일기를 쓰는 일도 종종 있다, 어른들도 누군가에게 보여지는 글이라면 아마 일기 쓰는 것이 힘들어질지 모른다. 숙제를 위한 일기가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쓰는 재미를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일기는 괴물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을 보여줄수 있는 비밀친구가 될수있다는 것을 알아갔으면 한다. 아이들이 그런 마음을 가질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은 우리들의 몫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