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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북클럽
박현희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평점 :
제목을 보며 추리소설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네 사람이 들여다보는 카페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궁금하다. 숨: 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카페를 들여다보고 있는 네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우리들은 많은 생각을 한다. 그들은 무엇때문에 그 앞에 서 있는 것이며 어떤 관계일까. 이런 소소한 궁금증으로부터 책읽기는 시작된다.
북카페 숨:에 모인 네 사람. 이들이 모인 이유는 무엇일까. 책이 좋아서 스스로 찾아온 것은 아니다.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신영고 짱 정영주, 외모에 대한 열등감을 가진 김의영, 축구가 모든 것이였던 박민석, 공부는 잘하지만 다른 친구들과의 소통이 어려운 윤정환. 서로 다른 네 명의 친구(?)가 모였다. 모두들 자신이 왜 책을 읽어야만 하는지 모른다.
주인장은 한달에 한번 모이는데 절대 빠져서도 안되고 무슨 일이 있어도 책을 읽어오라고 말한다. 책을 읽은 후에 가슴에 와닿는 구절에 밑줄을 쳐오라며 그것을 다 함께 읽는 것으로 시작한다고 말한다. 이렇게해서 이들의 북클럽은 시작된 것이다. 이야기는 네 명의 친구들의 시점에서 바라보며 진행된다. 각각의 인물들은 스스로 느끼는 자신의 모습과 다른 친구들이 바라보는 모습을 통해 우리는 한 인물을 다양한 시점으로 만날수 있다. 어떤 인물이든 스스로 생각하는 점과 다른 사람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다르다. 자신이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다른 사람의 눈에는 장점으로 보일수 있는 것이다.
열권의 책을 읽기보다는 한 권의 책을 읽고 열 사람과 함께 이야기를 하라고 말한다. 그만큼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중요한 것이다. 책을 읽고 토론을 할때 책에 대한 내용만 이야기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다보면 나의 이야기기 나온다. 사담을 하는 것이 아니라 책과 관련된 자신의 경험이나 생각을 이야기할수 밖에 없다. 북카페 숨:에 모인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책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그 책과 관련된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 누구에도 말하지 않은 마음속 이야기까지 하게 되는 것이다. 이야기를 하는 것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도 귀기울인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정말 다양한 책들을 만날수 있다. 이들이 처음 읽은 지킬 박사와 하이드부터 도리어 그레이의 초상, 제인 에어, 달과 6펜스, 파이 이야기 등의 작품들을 만날수 있다. 책속에 담긴 책들을 만나는 재미도 크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수상한 북클럽>에 담겨 있는 책들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아이들이 이 책들을 읽고 토론하며 마음을 열어가고 자신의 문제점들이 무엇인지 스스로 알아간다. 아이들에게 작은 문제라도 있으면 우리들은 그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간혹 훈계도 한다. 이 친구들에게 그런 방법으로 접근했다면 그누구도 변화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들은 책을 통해 자신의 문제를 들여다보며 진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것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성장해 가는 아이들을 만날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