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우의 집
권여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다보면 여러 문학상의 작품들을 만날때가 많다. 이전에 만났던 작가가 아니라 신인 작가나 새로운 작품을 만나고 싶을때 종종 문학상 수상작품들을 만난다. 그 중에 하나가 '이상문학상'이다. 많은 상들이 있지만 이상문학상을 받은 작품만큼은 놓치지 않으려 한다. 그럼에도 다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 중 한명의 작가가 권여선 작가이다. 지인의 추천으로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사랑을 믿다>를 읽어야지 하면서도 읽지 못하다가 요즘 출간된 <토우의 집>을 먼저 읽게 된 것이다. 순서(?)는 바뀌었지만 어찌되었든 만나야할 작가는 이렇게라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삼악동이라는 이름보다 삼벌레고개라 불리는 동네가 있다. 어느 동네나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살기 마련이다. 이 곳은 조금 특별한 느낌을 준다. 삼벌레고개에서는 재산의 등급과 등고선의 높이가 반비례한다고 한다. 아래에 사는 사람들일수록 자기집을 소유한 부자가 많고 올라갈수록 자신의 집이 아닌 전세나 월세로 살고 있다고 한다. 우리들이 생각하는 달동네일까. 어린시절 보았던 '달동네'라는 드라마가 생각난다. 똑순이라는 귀여운 꼬마가 나오는 드라마였는데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가진 것도 없고 부족함이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지만 정을 나누며 함께 살아간다. '정'이라는 것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요즘은 부족하지만 함께 나는 그때가 그워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달동네'라는 드라마에 똑순이가 있었다면 <토우의 집>에는 원이가 있다. 삼벌레고개 중턱에 살고 있는 은철이의 집에 새댁네라 불리게 되는 원이네 가족이 이사를 온 것이다. 일곱살  동갑내기인 원이와 은철이는 스파이가 되기로 한다. 다른 사람들의 비밀을 알아내서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가려내는 것이다. 아이들은 나쁜 사람들은 자신들의 적이며 적에게 복수하는 것이 스파이의 임무라고 말한다. 이들이 하는 복수는 정말 귀엽다. 복수를 위해 벽돌을 갈아 독약을 만드는 것이다. 주문을 외우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이름을 알아야하기에 아이들은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씩 알아낸다.

 

우리들은 이름을 잃는 경우가 많다. 몇동 몇호 아줌마, 파란색 대문집 총각, 세탁소 아저씨, 골목끝에 살고 있는 학생 등 이름보다는 그들을 나타내는 다른 것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다. 물론 그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 좋기는 하겠지만 이름으로 불리지 않는 아쉬움도 크다.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자신의 이름보다는 다른 이름으로 불리다 아이들이 이름을 묻자 그들은 누구하나 반감을 가지지 않고 자신의 이름을 알려준다. 아이들이 어떤 목적으로 그 이름을 알고 싶은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이름을 흐믓하게 말하는 사람들을 보며 그들이 전정한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작은 일은 앞으로 일어날 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이 마주하기에 힘든 일들이 다가오는 것을 보며 성장통이라고 하기에는 가혹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더 슬픈 것을 평범한 우리들의 삶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어느 세상이나 삼벌레고개처럼 보이지않는 선들이 그어져 있다. 서로의 영역에 들어갈수도 없고 들어오지도 못하게 한다. 없는 사람들끼리 서로 의지하며 살아갈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없는 것도 서러운데...' 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들도 마찬가지로 그런 말을 할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우리는 희망이라는 끈을 놓을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들에게도 그 끈을 놓지 말라고 말할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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