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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 크고 밝고 둥글게, 월호 스님 잠언집
월호 지음 / 마음의숲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찬바람이 불어오면 몸만 추운 것이 아니라 마음마저 추워진다. 단순히 추위를 넘어 어떨때는 쓸쓸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내게 놓여있는 상황들이 달라지지 않고 나또한 그다지 다른 변화가 없는데 기분탓인지 감정적으로 조금 다운되는 것이 사실이다. 가을을 탄다는 말을 한다. 차분해질수밖에 없는 계절이다. 봄과 여름이 주는 계절의 특성과는 정말 다르다. 수확을 끝내고 한해를 마무리하는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그러다보니 지나온 일들을 생각하며 후회하고 약간의 좌절감마저 든다. 이런 날에는 따뜻한 커피가 생각난다. 커피와 함께 마음을 달래줄수 있는 책이 있다면 더 좋다.
다시 시작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많은 시간동안 심혈을 기울인 일일수록 더 그렇지 않을까. 좌절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괜찮아, 다시 시작하면 되잖아!' 라고 쉽게 말하지는 못한다. 다시 시작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내가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일을 포기하고 좌절하는 것에 비하면 쉬운 일이다. 그렇기에 우리들은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시작하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리셋>은 월호 스님의 잠언집이다. 말 그대로 좋은 글귀들이 가득 담겨 있는 책이다. 괜시리 우울해지고 힘든 우리들에게 힘을 주는 글들이 담겨 있다.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을 하고 관계맺기에 있어 힘들어하며 일상에 지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글이다. 글뿐만 아니라 그림이 주는 위안도 크다. 단순해 보이는 그림들은 복잡한 우리들의 마음을 풀어주고 오히려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잠시 쉬어갈수 있는 시간을 준다. 숨가쁘게 읽어갈 필요가 없는 책이다. 쉬엄쉬엄 읽고 싶을때 읽고 싶은 글을 마음에 담을수 있는 것이다.
12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랑, 인연, 마음 바라보기, 내려놓은, 죽음, 나눔, 자비 등의 다양한 주제를 통해 우리들이 살아가는 동안의 모든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이 세상에 태어나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때로는 미워한다. 어떤 형식으로든 공부를 하며 혼자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며 나눔에 대해서도 생각하며 결국은 죽음을 맞이하는 우리의 삶. 그 안에서 우리들이 겪을수 있는 일들이나 헤쳐나가야 하는 일들에 대해 담백하게 들려준다. 조언이라기보다는 우리들이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따뜻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든다.
삶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있다면 바라지 말고 그리도록 하라.
당신은 이미 모든 것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린대로 된 것이다. - 본문 57쪽
컴퓨터를 사용하는 분들이라면 컴퓨터 끄기를 클릭하면 바로 꺼지지 않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친절하게도 대기 모드, 끄기, 다시 시작 중 하나를 고르라는 선택권을 우리들에게 준다.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우리들이 충분히 선책할수 있는 일들이다. 지금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들은 우리들을 재촉하지 않는다. 빠르게 움직이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만은 아니다. 참 좋다. 책을 읽으며 우리들은 잠시 쉬어가고 때론 다시 시작할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