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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30일생 ㅣ 소설NEW 1
김서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14년 9월
평점 :
제목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것은 표지이다. 강렬하게 대비되고 있는 붉은색과 파란색을 보면서 우리들은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궁금해 할수 밖에 없다. 우리들은 처음 만나는 작가의 작품을 읽을때는 설레임을 가질수 밖에 없다. 이렇게 처음 만나는 작가의 작품을 읽고 나타나는 것은 두 가지 반응이 아닐까. 지금 읽고 있는 작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수도 있고 아니면 이전의 작품이나 앞으로의 작품들이 기대되는 경우가 있다. 나에게 있어 처음 만난 작가의 느낌은 후자에 가깝다. 이 책은 작가의 두 번째 작품이라고 하지만 나에게는 첫 작품이다. 그렇기에 작가의 이전 작품의 내용이 궁금하고 앞으로는 어떤 이야기로 우리들을 끌어들일지 기대되는 것이다.

올해 2014년 3월 30일의 음력은 2월 30일이다. 우리들은 2월이 30일까지 있을때가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한다. 미처 깨닫지 못하는 날인 것이다. 심한 경우는 2월 30일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알지못하는 날인 것처럼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살아가던 한 여인이 사라졌다. '890230'으로 시작하는 주민번호를 가진 혜린은 눈이 내리는 날, 존재감없이 살아가던 그녀가 존재감없이 사라진 것이다.
<2월 30일생>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인물은 정현재이다. 항렬을 따지지 않고 지은 이름이다. 할아버지는 현실에 충실하라는 의미로 '현재'라는 이름을 동생에게는 항상 앞을 생각하라는 의미로 '미래'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범생이'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현재의 집안은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대단하다. 사회적인 지위와 부를 갖춘 집안인 것이다. 이런 집안에서 그는 누군가가 말하기 이전에 스스로 반듯한 이미지를 갖추며 살아간다. 그러다 같은 방송국에서 작가로 만게 된 혜린. 결혼을 했음에도 그녀와 관계를 맺으며 남들이 말하는 불륜을 하게 된다. 결혼을 한 그가 다른 여자를 만나는 것은 사회적으로 비난을 받을수 밖에 없는 일이다. 집안이나 자신의 지위를 생각하며 그는 다시 자신의 자리를 돌아가려 한다. 남들이 사는 모습처럼 살아가려는 것이다. 하지만 갑자기 들려온 혜린의 살해 소식으로 모든 것이 흔들리게 된다.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그 뒤에 커다란 비밀이 숨겨 있는 것이다.
혜린의 죽음으로 무서운 진실이 하나둘 밝혀진다. 그 누구도 알지 못했던 무서운 진실을 알게디는 것이다. 혜린과 마지막으로 만났던 사람은 현재이다. 술에 취해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현재가 혜린의 살해 용의자가 된다. 그러나 자신이 범인이라고 말하는 부랑자가 나타나 살해 용의선상에서 벗어난다. 자신이 죽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부랑자가 진범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혜린과 헤어진 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도무지 기억나지 않는다. 자신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는 생각에 그녀의 죽음의 진실을 찾으려는 현재.
혜린의 죽음의 진실을 알아가면서 이와 같은 살인사건이 예전에도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과정에서 만리, 정희, 박대길 등 할아버지 윤조와 고모 할머니 이조와 관련된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이 혜린의 죽음과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일까. 진실에 다가갈수록 누군가의 실체가 밝혀진다. 그가 누구이고 어떤 진실이 숨겨있는지는 책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을듯^^ 그 진실을 말하는 것은 영화의 중요한 결말을 미리 알려주는 것과 같아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처음에는 진범이 누구일지에 주목하게 된다. 그 날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현재가 혜린을 살해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그가 아니라면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의문을 가진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어가면서 범인이 누구인지보다는 연결고리처럼 이어진 사건과 인물들에 주목하게 된다. 다양한 인간의 모습과 우리의 아픈 역사도 만날수 있는 이야기이다. 현재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진 이야기 속에서 우리들은 인간의 욕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욕망이라는 것은 결국에는 사악함을 드러내고 인간으로서는 할수 없는 일들을 하고 마는 것이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현재. 마지막에 만나는 반전은 우리들로 하여금 쉽게 책을 덮지 못하게 만든다. 과연 진실속에 밝혀진 사악한 그의 욕망의 끝은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