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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세기
캐런 톰슨 워커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미래를 다룬 공상과학을 만날때마다 느끼는 것은 미래의 모습이 그리 밝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의 편리함이나 이기심으로 인해 늘 불안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을 만날수 있다. 가끔 그런 모습들이 영화속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눈부신 과학발전으로 이루어진 미래의 모습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왜 행복하게 그리지 못하는 것일까. 공상과학영화라고 해서 기계문명이나 과학발전에 관한 이야기라 생각할수 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인간이다. 인간이 행복하지 않은 미래는 당연히 마주하고 싶은 않은 일들이다. 그런 불행을 만든 것도 인간이고 그 불행을 다시 행복으로 바꾸어 놓으려는 것도 인간이다.

이번에 만나게 된 <기적의 세기>도 영화로 제작된다고 한다. 우리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트와일라잇>의 캐서린 하드윅 감독이 연출할 예정이라고 하니 그 기대가 크다. 그만큼 독자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이야기인 것이다. 우리들에게 일어나지 않을 일이지만 어쩌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마지막을 어떻게 그려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하루는 24시간이다. 어떨때는 하루가 짧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해야할 일을 다 해내지 못했을때는 하루가 더 길었으면하는 생각을 누구나 한번쯤은 하게 된다. 우리가 상상했던 일이 일어난다. 어느날부터 하루가 24시간이 아니라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나중에는 하루가 60시간이 넘는다. 이렇게 길어진 하루로 인해 사람들의 삶이 달라진다. 그 삶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밝은 모습이 아니다.
의사인 아빠와 배우였던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줄리아. 이제 10대 소녀로 궁금한 것도 많고 신체적인 변화도 조금씩 일어난다. 세상의 변화와 함께 줄리아에게도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지구의 자전이 느려지는 '슬로잉'이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이 변화를 알지 못했다. 매일 1~2분씩 느려지는 하루를 민감하게 알아차린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사람들은 하루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다. 단순히 하루의 시간이 늘어난 것이 문제가 아니다. 슬로잉 증후군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변화가 일어난다. 길을 가다 쓰러지고 잇몸에서 과다 출혈 현상이 일어나며 며칠동안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기력이 쇄해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줄리아의 엄마에게도 일어나고 있는 증상인 것이다.
이렇게 세상의 변화가 일어나듯 줄리아에게도 변화가 일어난다. 이성에 관심을 가지고 신체적인 변화도 맞이한다. 딸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줄리아의 변화를 빨리 눈치챌수있을 것이다. 이제는 속옷도 하나 더 챙겨입어야할 나이가 되었다. 처음에는 그것이 부끄럽지만 나중에는 다른 친구들처럼 하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운 나이인 것이다. 이처럼 세상의 커다란 변화와 함께 줄리아 개인의 변화, 그 아이의 삶의 변화를 볼수 있는 것이다. 이 이야기도 마찬가지로 세상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인간이 있는 것이다. 그 변화속에서 누군가는 어떻게해서든 살아남으려하고 어떤이는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하기도 한다. 늘 다정다감하고 항상 자신의 편이라 생각했던 아빠가 평소 좋아했던 실비아 선생님과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줄리아는 이 모든 것이 슬로잉 탓이라고 생각한다.
변할것 같지 않은 사람들이 세상의 변화와 함께 변하기 시작한다. 이제 10대의 소녀가 받아들이기는 힘든 일이다. 세상의 변화를 떠나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변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일수 있을까. 우리들에게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읽게된다. 그들이 변하는 것은 우리들의 힘으로는 어쩔수 없는 것일까. 아니면 세상의 변화로 인해 우리의 마음이 나약해져 스스로 만들어 낸 변화인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