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랑 주떼 은행나무 시리즈 N°(노벨라) 2
김혜나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김혜나 작가는 <정크>를 통해 처음 만났다. 워낙 강한 인상을 남겼던 작품이라 이번 작품도 출간되자마자 선택을 한 것이다. 아쉽게도 첫 작품인 <제리>는 만나지 못했다. 이 작품은 작가의 청춘 3부작 시리즈의 완결판이라 한다. 청춘 3부작의 첫 작품을 만나지 못했지만 마지막 완결편인 <그랑 주떼>를 만난 것이다.

 

 

'그랑 주떼'는 발레의 한 동작이다. 공중으로 날아올라 두 다리를 일자로 벌리는 동작이다. 눈으로 바라보는 우리들은 아름답다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그 동작을 하기 위해 그들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보이지 않는 아픔들이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아름답게 보이기 위한 동작만은 아닐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삶에 있어서 그랑 주떼를 하고 싶은 일들이 있고, 순간이 있을 것이다.

 

일반고등학교였음에도 무용시간이 있어 몇 개의 발레 동작을 배우고 실기시험을 본 적이 있다. 물론 그랑 주떼처럼 어려운 동작이 아니라 쉬운 동작들이였지만 우리같은 초보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어려운 동작이였다. 작은 추억을 담고 있는 발레였기에 이 책에서 만나는 소재는 반가웠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으면서 무거운 마음을 감출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그 무거운 마음을 떨쳐버리고 공중 위로 날아오르려는지 모르겠다.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우리의 마음도 함께 힘껏 날아오르려하는 이야기이다.

 

서예정은 중학교 2학년때 무용을 시작하였다. 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아오던 예정이가 15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무용을 시작한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미국에서 전학온 단짝 친구 김리나. 그녀는 어렸을때 무용을 했고 천부적인 재능뿐만 아니라 앞으로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한 꿈도 있는 친구이다. 옆에서 무용을 잘하는 친구 리나를 동경하며 바라볼 뿐이다. 그러다가 커다란 발과 발등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무용을 시작한다. 리나도 갖지 못했던 커다란 발과 발등. 무용선생님이 춤을 추기에 유리한 신체조건을 가졌다는 말에 무용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재능이 없는 예정이는 다른 일을 해오다 우연히 동네 무용학원에서 낮은 보수를 받으며 시간 강사 할동을 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왕따를 당하고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받은 예정. 혼자 있는 일에 익숙하다. 다른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는 일에도 어색하다. 하늘을 바라보는 일보다 땅을 보고 걷는 일이 더 많다. 그런 왕따의 아픔보다 더 큰 아픔을 간직한 예정이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그것이 모두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슬프다고만 말할수 있을까. 조심스러운 이야기일수도 있다. 어쩌면 평생 누구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은 상처이다. 그러한 상처를 자신있게 내놓을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렇기에 그 상처를 보는 우리들의 마음도 아프다. 쉽게 위로할수도 없다. 우리가 얼마나 이해할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든다.

 

어린 예정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큰 상처들이다. 그 상처를 감싸안아주고 치료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 마음 아플 뿐이다. 그 상처는 자신의 잘못이 아님에도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를 더 슬프게 한다. 더 이상 움츠려들지 않고 그랑 주떼 동작을 하며 날아오르는 그녀에게 우리는 위로와 격려의 마음을 보낸다. 더 이상 그 상처로 인해 마음 아파하지 않고 움츠려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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