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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미스터 찹
전아리 지음 / 나무옆의자 / 2014년 8월
평점 :
부담없이 읽을 책을 찾으신다면 전아리 작가의 작품을 추천. 중고교 시절부터 문단의 주목을 받아온 작가의 작품들은 우리들이 편안하게 만날수 있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1986년생 작가이기에 책속에 나오는 인물들이나 상황들을 쉽게 풀어간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는 일들이고 톡톡 튀는 이야기들이 많다. 이번에는 어떤 상큼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을까.

<헬로, 미스터 찹>은 이제 스물 살이 된 화자인 '나'의 일기 형식으로 만날수 있는 이야기이다. 스무 살 생일을 맞이하는 5월 30일부터 이야기는 시작한다. 생일인 5월 30일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열흘이 지난 날이기도 하다. 집에 찾아오던 삼촌은 외국 여행을 떠나고 아버지는 열살 이후로 필요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
혼자 남은 빈 집이 외로워 연한 커피색 털에 주둥이가 까만 강아지 한 마리를 구입한다. 다음 날 새벽에 일어나보니 침대 밑에 작은 물체가 있다. 놀랍게도 체크 남방에 가죽조끼를 입고 초록색 돌이 달린 장화를 신고 있는 난쟁이가 있는 것이 아닌가. 30센티 미터 정도 되는 그는 자신의 이름은 '찹'이라고 말하며 어제 남긴 케이크를 아무렇지 않게 먹고 있다. 정중하게 자신의 집에서 나가달라고 말하지만 찹은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맥주를 마시며 강아지와 놀고 있다. 이렇게 해서 그는 새로운 동거인이 생긴 것이다.
이제 스물 살 청춘이 마주하는 것들은 누구나 한번쯤은 겪는 일이다. 아직 사랑이라 말하지 못하는 여자 친구와의 만남. 우정인지 사랑인지 모르겠다. 그러다 사랑이라 믿고 싶은 여자가 나타났지만 그 여자에게는 버림을 받는다. 사랑조차도 불안한 나이다. 또한 아버지라는 존재를 잊고 살며 필요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는데 어느날 아버지가 자신의 앞에 나타난다. 거기다 어머니 장례식 후에 프랑스로 떠났던 과짜 삼촌이 돌아온 것이다. 삼촌이 키우던 검은 고양이 '마리앙뜨와네뜨'도 함께 돌아온 것이다. 외롭다고 생각했던 나의 삶속에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들어온 것이다.
전제적인 이야기의 흐름도 흥미롭지만 책속에 등장있는 개성있는 인물들이나 사건들이 우리의 눈길을 끈다. 30대 후반의 삼촌은 중년 여성들이 입는 의류를 디자인하는 디저이너이다. 이 책의 화자인 나를 '정우 군'이라 부른다. 주인을 닮아서일까. 삼촌과 그의 고양이는 딸기 우유 중독자이다. 정우의 친구 윤식이는 노출광이라 불리는 유리와 하룻밤을 보낸후 차이고 이제는 40대 유뷰녀를 사랑한다. 유리는 윤식이와의 잠시 사귀는듯 하다가 이제는 정우의 미음을 흔든다. 친구와 우정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지예. 우리들이 말하는 썸을 타는 것일까, 아니면 어설픈 삼각관계??
그 중에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은 찹이다. 어느날 갑자기 정우 앞에 나타나 예전부터 함께 살았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지낸다. 가끔은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뻔뻔함을 보인다. 그 뻔뻔함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을 미소짓게 만든다.
나의 스무살 생일로 시작한 일기는 8개월 정도 계속 된다. 그 일기를 통해 우리들은 젊은 청춘의 아픔이 성장해 나가는 이야기를 흥미롭게 바라본다. 슬픈 현실일수도 있는 일들을 유쾌하게 풀어가고 있다. 누군가는 울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할 일도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쿨하게 받아들인다. 유쾌함 속에 스무 살 청춘의 아픔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모습도 만난다. 그들처럼 우리들도 그런 모습을 쿨하게 받아들일수 밖에 없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