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 상 만화 한국 대표 문학선 14
박완서 원작, 김광성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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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처음 만나게 된 '만화 한국 대표 문학선'. 처음 만났다는 즐거움도 있지만 왜 미처 이 시리즈를 몰랐을까하는 아쉬움도 크다. 아이가 한국 문학 작품을 읽으려 하지만 그 내용들이 어렵다기 보다는 친근함을 주지 못해 읽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시리즈는 만화로 되어 있어 한국 문학작품들을 친근하게 받아들일수 있다. 만화를 좋아하지 않아 거의 읽지않고 있지만 가끔 좋은 책들을 만나면 만화라는 것이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

 

 

<만화 한국 대표 문학선>한국 현대 소설을 원작으로, 우리나라 최고의 만화가들이 참여해 만든 만화로 읽는 문학선이다. 이 책은 박완서 작가의 원작을 김광성 만화가가 그린 것이다. 1993년 만화가협회상 신인상과 2005년 대한민국만화대회 우수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박완서 작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들도 알고 있는 작가이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엄마의 말뚝>을 읽었기에 낯설지 않은 작가이다. 나또한 좋아하는 작가이기에 아이와 함께 만화로 된 문학작품을 만나본다.

 

글이 주는 느낌도 있지만 만화로 만나는 문학작품들은 아이들에게 더 크게 다가온다. 우리 세대와 달리 시각적인 것에 더 민감한 아이들이기에 이야기와 그림 속에 녹아든 아픔을 함께 느낄수 있다.

 

 

한국전쟁이 낳은 비극은 아직까지 남아있다. 우리들은 직접적인 아픔을 겪지 않았더라도 내 아픔이 아니라고 말할수 없다. 역사의 아픔이자 이웃의 아픔이기에 우리들도 쉽게 잊혀지지 않는 것이다. 전쟁으로 인해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큰 아픔이 다가온다. 그들은 단지 가족들과 자신의 터전에서 살고 싶은 것이다. 이제 폐허가 된 마을. 국군이 왔는지 인민군이 왔는지에 따라 사람들은 달라질수 밖에 없다. 수도 서울에 누가 남아서 살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누구 치하에 있는지가 더 중요할수 밖에 없어진 것이다.

 

먹을 것이 없어 '보급투쟁'이라는 허울좋은 명분으로 결국 사람들이 살지 않는 집을 골라 먹을 것을 훔치는 것이다. 딸과 며느리가 이렇게 훔친 것으로 식사를 준비해도 아무 말 없이 먹을수 밖에 없는 엄마. 과묵하고 준수하던 모습의 오빠는 소심하고 비루해지고 있다. 사람의 모습까지 바꾸어버린 전쟁인 것이다.

 

박완서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가 바탕이 된 이 소설은 한국전쟁의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힘겨운 삶을 살아야했던 사람들. 아이들은 이때의 상황을 온전히 이해하기는 힘들 것이다. 말그대로 책속에서 만나는 이야기는 역사속 하나의 사건처럼 흘려보낼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국전쟁이라는 사실적 이야기를 알아가기 보다는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해 알아가는 이야기이다. 그들이 가진 아픔을 조금이나마 이해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며 함께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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