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소녀
미셸 뷔시 지음, 임명주 옮김 / 달콤한책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비행기가 추락사고에서 살아남을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될까. 물론 사고에 따라 다르겠지만 다른 교통수단보다 비행기사고는 많은 인명을 앗아가는 경우가 많다.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비행기사고를 접하면서 공포를 느끼는 것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목숨을 읽기 때문이다. 빠른 속력으로 높은 상공을 날던 비행기가 추락하여 살아남은 사람이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기적같은 일이다.

 

 

1980년 12월 23일 이스탄불발  파리행 에어버스 5403편이 고도를 이탈한다. 터키항공 승무원인 이젤은 3년째 전 세계를 비행하였기에 돌풍이나 하강기류에 익숙하다. 다른때처럼 별것아닌거라 생각하며 승객들을 안심시킨다. 하지만 예전과 상황이 전혀 다르다. 단 몇분 사이에 말그대로 아수라장이 된다. 아니 그 상황을 느끼기도 전에 비행기는 산과 충돌하고 불이 나서 145명이 일제히 소름끼치는 비명을 지른다. 승객과 승무원 모두 사망한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는 오렌지 꽃무늬의 흰 원피스에 베이지색 스웨터를 입고 있었던 생후 3개월의 아기이다.

 

1998년 9월 29일 '이제 모든 것이 밝혀졌다'라는 글을 쓰고 있는 크레둘 그랑둑. 그는 무엇을 쓰고 있는 것일까. 책상 위에는 '사립탑정 크레둘 그랑둑'이라고 새겨진 명판이 보인다. 그는 누구이길래 릴리라는 인물을 말하고있는 것일까. 권총으로 자살을 하려는 그가 밝히려는 것은 무엇일까. 그는 모든 것을 불태우면서 100페이지 분량의 일기는 남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릴리, 마르크, 레옹스의 아내 마틸드 드 카르빌, 니콜 비트랄, 형사, 변호사 등을 떠올리며 그들에게는 자신이 남긴 일기가 선물이 될거라 말한다.

 

정확히 12분 후면 릴리가 열여덟 살이 된다. 공식적으로는 그렇다. 릴리는 누구일까? 그랑둑은 여전히 확신이 서지 않는다. 확률은 50퍼센트…… . 처음부터 그랬다. 동전의 앞면 아니면 뒷면, 리즈로즈 아니면 에밀리. - 본문 14쪽 

 

이야기는 1980년 비행기 추락사고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와 1998년의 이야기가 교차하고 있다. 유일한 생존자인 아기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3개월된 아이가 살아난 것은 기적이고 행복한 일일까. 그 아이가 살아났다는 것이 한 가족에게는 기적이고 행복한 일이지만 다른 가족에게는 슬픔이 된다. 1980년도에는 살아남은 아이의 존재로 재판이 열린다. 프랑스 100대 기업의 총수인 레옹스 드 카르빌과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니콜과 피에르 비트랄 부부. 이 사람들은 살아남은 아이가 자신들의 손녀라고 말한다. 재판이 열리는 과정에서 그들은 아이를 레옹스의 손녀인 '리즈로즈'라 부를 수도 없고 니트랄 부부의 손녀인 '에밀리'라 부를수 없어 두 아이의 이름을 따서 '릴리'라 부른다. 아이는 도대체 누구일까. 서로 자신의 혈육이라고 말한는 사람들. 판사는 그 아이를 에밀라 부를수 있게 한다. 레옹스가 아닌 니트랄 부부의 손녀라고 판결이 난 것이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끝이 아닐까. 누구의 손녀인지 판결이 나고 18년후 에밀리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하지만 에밀리가 18살이 되던 해에 그랑둑에게 받은 노트 한권. 그 안에는 우리가 모르는 진실이 있는 것일까. 에밀리는 오빠 마르크에게 자신을 찾지 말고 자신의 존재와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될 날이 올거라는 편지를 남기고 떠난다.

 

우리들은 비행기 추락사고의 유일한 생존자인 아기에게 주목한다. 재판을 통해 그 아이가 누구의 가족인지 밝혀지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야기는 거기서부터 출발한다. 18년 동안 숨겨진 진실, 그리고 마지막에 우리를 놀라게 하는 반전. 단순히 가족을 찾아야하는 혈육찾기가 아닌 것이다. 도대체 숨겨진 진실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그리 짧은 분량의 책이 아님에도 끝까지 손을 놓을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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