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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트
대니얼 H. 윌슨 지음, 안재권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미래의 모습을 담고 있는 영화나 책을 만나면서 밝은 모습보다는 어둡거나 마주하고 싶지 않은 현실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물론 우여곡절 끝에 우리가 사는 순리대고 흘러가지만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개발된 기술이나 약품으로 인해 우리들이 피해를 당하는 일이 많다. 그렇기에 이 책을 만나면서도 두려움을 떨쳐버릴수가 없다.
조금은 다른 내용이지만 9월초 개봉하는 '루시'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최민식 배우가 출연하고 뤽 베송 감독의 루시는 몸 속에 특수한 약물을 투여하여 뇌의 활용도를 높이면서 벌어지는일들이다. 10% 정도의 뇌를 활용하는 인간이 그 이상을 활용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은 그리 좋은 모습들이 아니였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열 다섯 살의 서맨사가 6층 높이에서 고등학교 교사 오웬과 마주하고 있다. 소녀는 밑으로 떨어지려하고 오웬은 그것을 막으려 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사춘기소녀가 자살을 하려는 것일까. 8년 전 서맨사 블랙스는 사팔뜨기에 장난감 블럭을 입에 넣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침투성이에 손가락도 지저분했다. 그런 아이가 결석 일주일만에 돌아왔을때는 예전의 모습을 찾아볼수 없었다. 도시 전체를 통틀어 상위 1퍼센트에 속하는 지능지수를 가진 아이가 되었다. 다른 학부모들은 이런 서맨사가 반갑지 않았다. 오히려 두려움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일주일동안 사람이 이렇게 변할수 있는 것일까. 서맨사에게는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주홍글씨처럼 누군가는 관자놀이에 작은 플라스틱이 종기만하게 흔적이 남아있다. 서맨사의 뇌 전전두엽 피질에 장착되어 있는 아스피린 크기의 전도성 금속인 '앰프'. 어린 꼴뚜기처럼 생긴 그 부품은 일정한 간격으로 정교하게 일련의 전기를 자극을 가해, 둔하고 얌전하며 침을 흘리던 모습을 사라지게 했다. 그런 서맨사가 지금 스스로 목숨을 버리려 하고 있다.
오웬의 관자놀이에도 작은 돌기가 달려있다. 그는 오랫동안 앓아온 간질때문에 의료용으로 달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 그레이 박사가 손수 아들의 머리에 경보 장치를 달아준 것이다. 주홍글씨처럼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도 보일수 밖에 없다. 그들이 비난을 했던 것처럼 이 곳에서도 순수인간시민협회에서는 앰프들이 학교를 나오지 못하게 한다. 학교생활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적 활동들도 제약하고 있다.
서맨사의 죽음으로 인해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고 혼란스럽다. 간질 때문에 의료용으로 달고 있었다고 생각했던 앰프. 아버지는 오웬에게 너도 앰프이며 당장 살고 있는 곳을 떠나라는 말을 듣는다. 무조건 에덴이라는 곳의 '짐 하워드'라는 사람을 찾아가라는 아버지.
"넌 앰프다." - 본문 43쪽
자신이 앰프라는 것도 믿을수 없고 이제는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는 것도 인정할수 없다. 더 슬픈 것은 가장 친하게 지냈던 친구 드웨인에게서조차 외면을 받는다는 것이다. 드웨인은 오웬을 매몰차게 돌려보낸다. 오웬은 혼란스럽다. 이제 아버지도 만날수 없고 살아계시지 않을거라는 것을 직감한다.
아버지가 말씀하신 에덴으로 가는 오웬. 그곳에는 사람이지만 사람의 대접을 받지 못하는 이들이 모여 살고있다. 어쩌다 피부 속에 기계를 넣었다는 이유로 달리 갈 곳을 잃은 보통 사람들이다. 아니, 이제 그들은 사람이라 불리지 않는다. 그냥 앰프일 뿐이다. 순수인간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이 받는 차별, 그곳에서 오웬은 앰프에 담긴 비밀들을 알아간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며 앰프인 그와 순수인간들 사이에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과학은 정말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고 그런 인해 우리들은 편리할 뿐만 아니라 여러 면에서 도움을 받고있는 것은 부정할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그것으로 개인적인 이익을 생각하고 이기심을 가지는 순간 약이 아니라 독이 되어 돌아오는 일들이 많다. 그런면에서 이 책은 우리들에게 다시한번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 물론 SF소설이 주는 강한 매력이 있지만 현실로 돌아와서는 우리를 돌아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