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 맥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으며 아쉬운 점은 술을 마실줄 모른다는 것이다. 맥주맛을 알고 본다면 더 맛있게 읽을수 있을거라는 생각이다. 우스개 소리로 지인들에게 다시 태어난다면 그때는 음주가무에 능한 사람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한다. 술을 못한다고 재미없는 삶을 사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술 한잔 기울이며 좋아하는 사람들과 여름밤을 지새우고 싶다. 술을 못하니 술자리에서 안주 하나 먹기도 눈치 보이는 서러움 삶이다. 이 책은 여름밤 시원한 맥주 한잔 곁들이며 읽으면 제격인데. 아쉽다 ㅠㅠ

 

행복이란 뭘까?

정답은 '아름다운 강과, 푸른 하늘과, 노천탕과, 차가운 맥주'다. - 본문 52쪽

 

이 책에서 말하는 행복을 난 평생 느껴보지 못하니 정말 슬픈 걸. 다른 사람들이 술을 마실때 옆에서 콜라 한잔의 톡 쏘는 맛으로 대신할수 밖에 없는 건조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

 

 

시원스러운 표지의 그림만큼이나 눈에 띄는 '모리사와 아키오'의 대단한 썸머 아웃도어 어드벤처'라는 문구이다. 신간이 나올때마다 챙겨보게 되는 작가중 한 명이라 이 작품을 만나는 기분도 남다르다. 이전의 작품들이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이라면 이 책은 밝고 경쾌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작가의 젊은시절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어이없는 여행기이다. 읽는내내 부럽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평소 내 삶의 테두리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라 쉽게 떠나지도 못하고 모험을 즐기지도 못한다. 그렇기에 대리만족의 역할을 톡톡히 한 책이다. 

 

이 정도는 놀아야 젊은이의 여름이다!

 

인생에 있어 청춘은 뜨거운 여름과도 같은 것이다. 여름의 열정만큼이나 20대의 열정을 누가 막을수 있을끼.서툴지만 용서되고 부족하지만 채워나갈수 있는 시간이 충분한 젊은 날. 이 젊은 날을 작가는 친구들과 모험같은 여행을 떠난다.

 

첫 이야기부터 킥킥거리며 우리들을 웃게 만든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이와이 요시야스로부터 콘돔으로 유명한 '오카모토 고무'를 아는냐는 전화를 받는다. 오카모토 고무보트를 샀다며 함께 급류타기를 하자고 말한다. 이와이와 급루타기를 할 생각만으로도 즐거운 모리사와. 세계 제일의 품질을 자랑하는 회사에서 만든 보트이니 튼튼할거라 생각했는데 어이없게 보트에 올라탄지 15분만에 보트가 찢어져 이들의 스릴 넘치는 급루타기는 실패한다. 찢어진 보트를 수리하여 다시 떠난 급류타기는 더 어이없이 끝나고 만다. 요즘 아이들 말로 웃픈 이야기이다. 웃기지만 슬픈 이야기. 그 상황들을 보는 우리들은 웃지만 그들이 처한 상황은 슬프다. 15분만에 보트가 찢어지고 정말 죽을 힘을 다해 폭포로 떨어지는 위험속에서 벗어나지만 그곳은 1미터 정도밖에 되지않는 완만한 경사였다. 이들의 첫 여행은 말그대로 새발의 피다. 앞으로 벌어지는 일들은 웃어야할지 울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황당한 사건들의 연속이다.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자연 풍경을 '전~부 다 내 거'라 할 수 있으니 좋은 것이다. 도라에몽의 '만퉁퉁'처럼 잔뜩 우월감에 젖은 채 얼음같이 차가운 맥주로 목을 축이며 '푸하아'하고 소리칠 때의 그 행복감이란……. - 본문 236쪽

 

1년간 노상방뇨를 100번이나 했다고 주저없이 말하는 모리사와. 이전 작품에서 만났던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오히려 친근하게 다가온다. 젊은이들을 만날때마다 '독서'와 '고독한 여행'을 권한다고 한다. 여행에서 느낄수 있는 것은 책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힘이 클 것이다. 작가도 젊은 시절 모험같은 여행을 했기에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작가의 젊은시절 여행을 만나면서 문득 나의 젊은 시절을 돌아본다. 어쩌면 그리도 재미없게 보냈을까. 젊은 날을 그렇게 보내서일까, 여전히 재미없는 삶을 살고 있다.

 

남자들의 치기어린 행동으로 보일 정도로 무모해 보이는 행동들. 그들의 여행은 우리들이 평생 한두번 겪었을 정도의 황당한 사건들이다. 시종일관 유쾌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들은 무더운 여름 시원한 맥주 한잔을 마시는 느낌이다. 술을 못하는 나에게도 그 시원함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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