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
박동규 지음 / 강이북스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힘들고 지칠때 우리를 위로하는 것들은 대단한 것이 아니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나 누군가와의 소중한 만남, 좋은 옷과 가방을 선물 받을때가 아니라 추운 겨울날 아이가 자신의 용돈으로 사온 붕어빵이다. 식을까봐 옷속에 붕어빵을 품고 집에 와서 보면 붕어빵에 종이가 잔뜩 붙어있다. 아이와 함께 붕어빵에 붙은 종이를 떼어내느라 고생한다. 그 종이를 떼어내며 짜증을 내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웃음을 짓는다. 이렇듯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일들은 어쩌면 소소한 일상의 행복들일 것이다.

 

박목월 시인의 장남이며 문학평론가인 저자의 책은 예전에도 만난적이 있다. 몇편의 작품을 읽으면서 편안함을 느꼈기에 이번에 만나게되는 작품들도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 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이라는 제목을 보며 누구나 한번쯤 자신의 생애에서 가장 따뜻한 날이 언제일까 생각해 보게 될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다라고 말할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갖고 싶었던 물건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일어나는 행복한 일들을 떠올리지 않을까. 나또한 가장 따뜻한 날이 언제였을까라고 생각하며 떠올린 것들 안에는 사람들이 있다. 사물이 떠올랐다 하더라도 그 사물과 련관된 사람들이 생각난다. 이렇듯 우리는 사람들과 삶을 살아가면서 따뜻함을 느끼지 않을까.

 

그땐 야박하지 않았어, 낡은 반코트를 입고 다녀도, 작은 여분의 행복이라는 소제목을 통해 52편의 따뜻한 이야기들을 만날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애틋함이 드는 반면 안타까운 마음도 있다. 지금 이 시대에 살고있는 우리들이 누리는 행복들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잃어버린 행복도 많다는 생각에 조금은 슬퍼진다.

 

저자에게는 두분의 좋은 선생님이 있다고 한다. 나에게도 생각나는 선생님들이 있다. 단순히 학생과 선생님의 사이를 넘어 언니같고 이모 같은 존재였다. 충고가 아닌 진심을 담은 조언들은 아직도 나의 마음속에 남아있다. 저자의 선생님이 준 것은 책뿐만이 아니다. 그 안에 많은 마음이 담긴 것을 알기에 지금까지 저자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지금의 아이들은 선생님과 이런 마음을 주고 받고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는 졸업식때 헤어지는 것이 슬퍼서 우느라 서로 인사도 못할 정도였는데 요즘 아이들은 정말 쿨하게 안녕하고 헤어진다. 아이들도 따뜻함을  주고 받을수 있는 선생님을 만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는 동안 얼마나 좋은 사람을 만나서 성장의 매듭을 만들 수 있었는가 하는 것이 바로 행복인 것이다. - 본문 134쪽

 

모든 글이 우리들 마음에 다가오지만 유독 내 마음속에 들어오는 글은 '작은 여분의 행복'이다. 저자는 오늘을 살아가는 이들이 너무 큰 행복에 매달려 있다고 걱정한다. 실제 우리들도 주변에 있는 작은 행복보다는 멀리있고 손에 잡히지 않는 행복을 잡으려 애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며 잠시 불행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잘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나를 위로해본다. 저자가 붕어빵 두 개로 아내와 행복한 시간을 보냈듯이 나또한 아이가 품고 온 종이붙은 붕어빵을 먹으며 행복해하고 있으니 그리 잘못된 삶을 살아가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이제 조그마한 행복의 조약돌을 쌓아 사는 즐거움을 만들어 가자. - 본문 231쪽

 

저자의 추억속 이야기를 통해 만나며 우리들은 따뜻함을 느낀다. 우리들의 추억속에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따뜻하게 해줄 일들이 있을까. 지금이라도 내가, 나의 가족이, 나와 함께 하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고 따뜻하게 느낄수 있는 조약돌을 하나씩 쌓아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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