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석 지음 / 네오픽션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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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90년대 후반 소녀들의 마음을 설레이게 한 배우가 있다면 그건 바로 정우성일 것이다. 아마도 '비트'라는 라는 영화를 통해서 그의 매력이 더해졌는지도 모른다. 소녀는 아니였지만 내가 봐도 영화속 '민'은 멋있게 그려졌다. 그 뒤로도 '말죽거리 잔혹사'의 권상우와 이정진, 친구의 '장동건은 분명 평범한 인물들이 아니였음에도 우리들에게 멋있는 인물로 그려졌다. 평화주의자까지는 아니더라도 폭력은 무조건 반대이다. 그럼에도 폭력영화는 종종 접하게 된다. 어떤한 경우에도 폭력이 정당화 될수 없음에도 영화에서는 간혹 미화되는 경우가 있다. 보는 우리들도 잠시나마 그런 모습을 보며 멋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 일들은 영화속에서 끝나야한다.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일들이다.

 

 

웹툰을 즐겨보는 분들에게 '통'이라는 작품은 친근할 것이다. 이 작품이 웹툰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 보지는 않았다. 이 책을 읽기전 궁금하여 몇편을 보았는데 책으로 보는 것과는 확연히 느낌이 다르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책에서는 싸움장면을 자세히 설명하고 웹툰에서는 한두장면으로 표현한다. 그림 하나만으로도 그 상황이 이해되고 오히려 자세한 설명이 없어도 싸움장면들이 더 실감나게 느껴진다. 반면 책으로 만나면 웹툰보다는 인물들의 감정들을 쉽게 따라갈수 있다.  

 

부산에서 서울 동진고로 전학 온 이정우. 부산에서는 '짱'이 아니라 '통'이라는 표현을 쓴다고 한다. 전학 온 첫날부터 기싸움은 시작된다. 여자이기에 남자들의 세계를 이해할수 없을때가 많다. 새로 전학 온 아이를 반갑게 맞아줄 수는 없는 것일까. 새로 전학온 아이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기 위해 가만두지 않으니 말이다. 주먹의 힘도 있지만 무표정이고 독특한 카리스마를 발산시키는 정우를 쉽게 건드리지 못한다. 아니 건드렸다가 동진고 3학년 짱인 인범은 호되게 당한다.

 

'나는 통이다. 어느 때이든지, 어느 곳이든지. 그것이 진리다.' - 본문 53쪽

 

남자들의 세계를 다룬 영화나 책을 보면 꼭 싸움이 있고 의리를 나누는 친구와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편이 되어주는 사람과 사랑하는 여자가 나온다. 이 책도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어쩔수 없는 상황들이 벌어지고 진정한 우정을 나누는 친구 정현이 있으며 처음으로 마음이 가는 정임이 등장한다. 또한 삐딱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정우를 안타까워하며 제자리를 찾기 바라는 강덕중 선생님이 있다.

 

"너희들은 미운 시기야. 이건 시기란다. 누구나 그런 때가 있지. 너희들은 개성이 강해서 조금 눈에 띄는 것뿐이야. 이 시기만 지혜롭게 넘기면 아주 건강한 사람을 살 수 있어." - 본문 129쪽

 

 

이제 고등학생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이 폭력의 세계를 먼저 알게 된다는 것이 마음 아프다.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런 불만을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일까.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아이들. 모든 것을 삐딱하고 도전적으로 받아들인다. 표지속에서 만나는 영우의 시선도 삐딱하다. 아직은 세상이 곱게 보이지 않나보다.

 

우리들은 잃고나서야 소중함을 알게된다. 일찍 알게되면 얼마나 좋을까. 평범한 삶의 소중함을 미리 알았다면 자신의 소중한 친구 정현과 진심으로 걱정해주던 정임을 잃지 않았을테니 말이다. 그런 것들을 알아가는 우리들도 호된 아픔을 겪는다. 영화속 한 장면으로 만난 것보다 글로 표현된 그들의 혈투는 오랫동안 우리들을 아프게 한다. 우리들의 바람은 이 모든것들이 책속에서만 일어나길 바라는 것이다. 또한 정우가 평범한 삶을 살아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성장통이라 말하기에는 희생이 크다. 아프다. 정우는 짱이 아닌 '통'이지만 정우를 보는 우리들의 마음은 '痛 '. 우리들을 정말 아프게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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