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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가렵다 ㅣ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4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4년 6월
평점 :
두 아이의 엄마로 일을 하는 평범한 내가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선생님'이라 불리는 때가 있다. 어느새 10여 년동안 다양한 색을 가진 아이들과 만나고 있다. 학교 선생님도 무섭게 생각하지 않는 아이들이다. 일주일에 한번 만나는 그 아이들에게 나는 선생님이 아니라 그냥 스쳐지나 가는 사람들 중 하나이다. 10여 년을 지내다보니 초등학생이던 아이들은 어느새 고등학생이 되었고 중학생때 만난 친구들은 어엿한 대학생이 되었다. 정말 시간이 빠르다. 그 시간동안 정말 마음 고생도 많이 했다. 보수를 받고 하는 일이라면 그만 두었을지도 모른다. 댓가 없이 하는 일이기에 더 책임감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곳에는 오랜시간 함께 하는 사람들보다는 잠시 왔다가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아이들은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다. 심지어 '또 왔어요?', '재미없어요!' '수업 안하면 안되요?' 등 내 앞에서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이야기한다. 처음에는 그 말들이 상처로 남아 내가 왜 이 곳에 와서 이런 말을 들어야하나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이다. 그만두고 싶을때도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아마 오랜시간 그 일을 하고 있는 것은 그런 말을 하는 아이들이 밉다고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집에 돌아오면 언제나 마음 한켠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힘들어도 늘 가게 되나보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고 10대 아이들을 자주 만나기에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나 들여다보려 노력한다. 포기하지 않으려 하지만 정말 힘들게 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럴때는 그 아이들이 밉기보다는 내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이 책에서 만나는 친구들도 문제아라 단정 짓기가 참 힘들다. 엄마의 말처럼 있는듯 없는듯 살고 싶지만 전학을 갈때마다 시비를 걸어오는 아이들 떄문에 쉽지 않다. 처음 기싸움에서 지면 왕따가 된다는 것을 알기에 강하게 맞서는 강도범. 좀처럼 말을 하지 않는 해머, 외모뿐만 아니라 쉴새없이 떠들어서 '새'라는 별명을 가진 '세호'. 공통점이라고 찾아볼수 없는 세 아이는 표현하지 않지만 서로를 친구로 생각하고 있다.
이 아이들은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는 그런 아이들이다. 아니 관심도 받지 못하고 포기한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이 새로 부임한 사서 수인으로 인해 조금씩 변해간다. 자신의 이름을 다정하게 불러주고 진심으로 칭찬을 하며 자신들을 걱정해주는 선생님 수인에게 한걸음씩 다가가려 한다. 난생 처음 칭찬을 받은 것에 설레여서 잠을 설칠 정도로 착한 아이들이다. 자신도 어딘가에 쓸모가 있으며 귀한 대접을 받았다는 생각만으로고 행복하다. 어쩌면 우리들이 아이들에게 할수 있는 것은 멀리 있지않고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새로 부임한 수인이 만든 독서회에서 만나게 되는 아이들. 첫 만남은 수인을 혼란스럽게 한다. 아이들과의 기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자신도 다른 선생님들과 다를바 없는 말을 하고 행동한 것 때문에 괴로워 한다. 이런 상황이라면 우리들도 쉽게 아이들과 대면하는 것이 쉽지 않다. 실제로 가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얌전히 앉아 있는 아이들은 거의 없다. 이야기에 집중하는 아이들은 손에 꼽히고 엎드려 있거나 휴대폰을 만지며 심지어 옆 친구와 떠드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우리들은 포기할수 없는 것이다.
"그 애들이 지금 을매나 가렵겄냐. 너한테 투정 부리는 겨, 가렵다고 크느라고 가려워 죽겄다고 투정부리는데 아무도 안 받아주고, 안 알아주고 가려워서 제 몸도 못 가눌 정도로 몸부림치는 놈들한티, 대체 왜 그러냐고 면박이나 주고 꼼짝없이 가둬놓기만 하는데 어떻게 견딜수 있겄냐." - 본문 216쪽~217쪽
서로에게 다가가는 것이 힘든 수인과 아이들. 줄다리기 하듯 힘겨루기만을 할수 없는 것이다. 이해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기에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넌원래 그런 아이라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럴까라는 생각으로 바라본다면 그 아이들은 분명 변할 것이다. 방송에서도 어른들의 관심으로 인해 변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만날수 있었다. 책속에서만 일어나는 희망고문 같은 일이 아니다. 우리의 현실에서도 일어날수 있는 일인 것이다. 아이들이 가려워하는 곳을 긁어주는 것은 우리의 몫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