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보검
김정현 지음 / 열림원 / 201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버지>라는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눈길을 끌었던 작가가 이번에는 실제 경주 무덤 현장의 유물을 소재로 글을 썼다. 경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녀온 곳이다. 나또한 학창시절 수학 여행을 다녀오고 그 뒤로 몇번을 다녀온 곳이다. 이곳은 도시 전체가 문화재라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곳이다. 그곳에 발을 내딛는 순간 우리들도 모르게 숙연해지고 알수 없는 기운이 감돈다. 많은 문화재들이 있는만큼 다양한 이야기들이 숨겨진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삼국사기>, <삼국유사> 등의 관련 역사서를 읽으며 신라는 '왕국'이 아니라 '제국'이라 이를 만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천 년의 긴 역사를 가진 신라를 배경으로 황금보검의 이야기는 시작되는 것이다.

 

아버지의 나라 롭성을 떠나는 서역 왕자 '씬스라로프'. 다시 성을 빼앗아 왕국을 재건하려면 살아있어야 한다고 아버지에게 등 떠밀리듯 고향을 떠났다. 아무리 아버지 말씀이지만 사랑하는 가족을 두고 고향을 떠나는 마음은 어떠할까. 전쟁으로 인해 어쩌면 사랑하는 가족들은 모두 죽음을 맞이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상황에 함께 떠난 친구 '보리스'마저 목숨을 잃는다. 이제 남은 사람은 자신뿐이다. 아버지 말씀처럼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다. 언젠가 고향으로 돌아가 롭성을 되찾을수 있을까. 

 

가야국 한 군주의 딸이였던 '상화'는 열 살의 나이로 신라로 왔다가 왕비 선혜부인의 어여쁨을 받아 양녀로 들여지고 공주의 신분인 신라 사람이 된다. 서로 화합하게 한다는 의미로 '상화'라는 이름을 왕으로부터 하사 받은 것이다. 철에 대한 지식도 뛰어나 그녀가 관장해 명검을 만들고 무술과 검술에 실력도 뛰어나다.

 

화살에 맞아 쓰려져 있는 씬스라로프를 치료해주는 상화. 치료를 받고 완쾌된 씬스라로프는 이곳 신라에서 도약의 꿈을 키워간다. 또한 왕에게 '신수라'라는 이름도 얻게 된다. 새로울 신, 지킬 수, 망라할 라의 의미를 가진 '신수라'. 이름뿐만 아니라  훤칠한 키, 단단한 몸, 부리부리한 눈, 흠잡을 데 없는 인물의 유강 장군과 친구가 된다.

 

"천 년은 갈 것입니다. 어쩌면 만 년을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신라는 참으로 제국입니다. 저도 언젠가 아버지의 나라를 다시 세울 수 있다면 반드시 신라와 같은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 본문 87쪽

 

 

각기 다른 이유로 신라에 오게 된 사람들, 신라에서 태어나 누구보다 신라는 사랑했던 사람들. 신수라, 상화, 유강, 이사부 각 네명의 캐릭터를 만나는 재미뿐만 아니라 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놓칠수 없다. 신라를 중심으로 우산국, 독도, 대마도 등 공간적으로 넓게 펼쳐진 이야기이다. 인물들의 관계뿐만 아니라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 그로 인한 충심, 우정, 사랑 등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만나면 '만약'이라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만약에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느 나라에서도 쉽게 찾아볼수 없는 정말 긴 역사를 가진 신라가 멸망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타클라마칸 사막의 벽화와 수많은 자료를 근거로 쓰여진 이 역사소설을 만나면서 우리들은 신라의 역사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