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먹는 괴물 - 의사소통 누리과정 유아 인성동화 6
김수옥 글.그림, 최혜영 감수 / 소담주니어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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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엄마말 귓등으로 듣는거야?

"지금 엄마말 듣고 있는 거니?"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종종 하게됩니다. 다른 일에 집중을 하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들었으면서도 못들은척 하는 것인지ㅠㅠ 화를 내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결국엔 해서는 안되는 말을 하면서 짜증을 냅니다. 아이가 저의 말을 듣지 못하는지, 안 들으려고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기보다 아이가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만 생각합니다. 단지 듣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화를 내는 어리석은 엄마입니다.

 

 

우리 아이만큼이나 엄마 말을 잘 듣지 않는 아이가 있습니다. 이름이 '이레'인 아이는 엄마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고 하루에도 몇 번씩 혼이 납니다.

 

 

앞 표지를 넘기면 이레의 다양한 모습들을 만날수 있습니다, 우리집에 있는 작은 소녀는 이레보다 크지만 어렸을때 자신의 모습과 똑같다고 웃네요. 내 아이가 이런 모습이면 그리 예뻐 보이지 않는데 다른 아이들은 다 예뻐 보입니다. 다른 아이들을 바라볼때처럼 우리 아이들에게도 너그러우면 좋으련만 왜 그렇지 못할까요.

 

"분명히 아무소리도 못 들었는데… 억울해…" - 본문 중에서

 

이레는 아무 소리도 듣지못해 억울해 하지만 엄마는 화만 냅니다.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엄마가 미운 이레. 그런 이레 앞에 나타난 괴물. 아이들이 귀에 담지 않아 떨어진 말을 주어 먹는 괴물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이레의 눈 앞에 나타난 말 먹는 괴물. 앞으로 이레에게는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요. 

 

 

그림책을 만날때 이야기만큼이나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림입니다. 그림 자체만으로도 이야기가 되고 아이들을 한참동안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이 책에서도 그림을 만나는 즐거움이 큽니다. 괴물이 좋아하는 글자는 단순한 글자가 아니라 아이들이 좋아하는 먹거리들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글자들이 이루어졌으니 괴물이 그 말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수 있습니다.

 

이레가 엄마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것을 잘 들여다보면 아이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고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하는 엄마가 있습니다. 동화를 만나면서 느끼는 것은 문제의 중심에는 어른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문제부모는 있어도 문제아이는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말 안듣는 개구쟁이 아이가 아니라 아이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엄마가 있는 것입니다. 아이의 말을 잘 들을수 있도록 두 귀만 여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문도 활짝 열어놓고 있어야할듯^^

 

말이 귀에 쏙- 하고 들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 본문 중에서

 

우리들은 의외로 다른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 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 얘기만 하는 사람들도 종종 만납니다. 귀는 열고 있지만 마음은 열지않고 듣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런 경우 '영혼 없는 리액션'이라며 종종 웃음을 줍니다. 예능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마음으로 듣지 않고 형식적으로 이야기를 듣는 척(?)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상처를 받습니다. 어른들도 이러한데 아이들은 더 많은 상처를 받을 것입니다. 이레의 이야기를 만나면서 어른들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이가 이 책을 읽으며 저에게 이레 엄마와 비슷하다는 말을 하는데 정말 창피하고 미안하더라구요. 아이들을 위한 동화이지만 어른들이 꼭 읽어봐야 할 이레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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