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 왕 위의 여자 - 왕권을 뒤흔든 조선 최고의 여성 권력자 4인을 말하다
김수지 지음, 권태균 사진 / 인문서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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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의 중심에는 대부분 남자륻이 존재한다. 여자들이 앞에 나서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앞에 나서는 여자들을 보며 기가 세다는 등의 이야기로 여자를 비하하는 경우가 많다. 남녀평등이라는 말을 하는 지금도 그러한데 유교사상이 팽배한 예전에는 더욱 그러지 않았을까. 오죽하면 암탉이 울면 잡안이 망한다는 말을 했을까. 그러한 시대에 왕 위에서 정치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여성들의 삶은 어떠했을지 궁금하다.

 

아무것도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역사드라마를 보면 자칫 역사에 대한 오해를 하는 경우가 있다. 큰 아이가 초등학생이였을때 '이산'이라는 드라마를 함께 본 적이 있다. 정조를 중심으로 한 이야기이지만 유독 기억에 남는 인물은 이 책에도 등장하는 '정순왕후'이다. 아이는 정말 무서운 할머니라는 말을 했다. 자신의 욕심 때문에 손자를 음해하려는 모습은 이해하기 어려웠나보다. 그 아이가 자라 고등학생이 되어 얼마전  영화 '역린'을 보았다. 이 영화에서도 정순왕후가 등장한다. 그 때와 마찬가지로 악한(?) 인물로 그려지지만 그 역을 맡은 배우 때문인지 정순왕후라는 인물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영화나 드라마에서 만나는 역사의 진실은 일부분이다. 어떤 경우는 한 문장의 진실만으로 몇부작이나 되는 드라마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어린 아이의 눈으로 본 드라마나 영화속 역사는 어떤 것이 진실이고 허구이지 알지 못했다. 그 아이가 이제는 어떤 것이 진실인지 알고 싶어서 역사를 공부하려 한다. <대비, 왕 위의 여자>는 나보다 역사를 좋아하는 아이가 먼저 읽은 책이다. 어린 아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보다 아는 것이 많아 이 책을 읽는내내 책에서 나오는 사건이나 인물들을 물어보며 읽게 된다.

 

 

대비 왕 위의 여자

왕권을 뒤흔든 조선 최고의 여성 권력자 4인을 말하다

 

이 책에서는 조선 최초의 대비인 예종의 어머니 정희왕후 윤씨, 성종을 즉위하게 만든 대비 한씨, 정조의 할머니 정순왕후, 안동김씨 세도 정치의 문을 연 순원왕후 등 4명의 인물을 만날수 있다. 남편인 왕이 살아있을때는 말그대로 말 한마디 할수 없었던 그녀들이 남편의 죽음과 함께 정치에 대한 힘을 발휘할수 있게 된다. 갑자기 생긴 힘의 부작용인 것일까. 아니면 여자라는 이름을 가진 존재아래 있기 싫었던 이들의 음모인 것일까. 우리들이 흔히 말하는 기가 센 여인들인지 나라를 위해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여인들인지는 책을 통해 우리들은 하나씩 알아간다.

 

편견이나 선입견이 무섭다는 것은 역사를 통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역사는 강자의 입장에서 쓰여졌고 그들의 눈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우리들이 알고있던 대비들의 모습은 조금은 삐딱했던 것이 사실이다. 사리사욕을 위해 자신의 아들이나 손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권력의 중심에 서있던 대비들을 우리들은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우리의 삶과 마찬가지로 역사에도 '만약'이라는 것은 없다. 만약 그녀들이 권력의 중심이 아닌 조력자로서의 역할만 했다면 어떠했을까라는 생각조차 잘못된 출발이 아닐런지. 

 

남자 중심의 사회를 여성의 눈으로 여성의 삶을 들여다 본 이야기이다. 우리들이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이 책을 읽으며 느끼는 것은 독자의 몫일 것이다. 책속에 등장하는 이야기가 거짓인지 진실인지를 떠나 대비의 자리에서 그녀들이 했던 일들을 이전의 편견을 버리고 객관것인 시선으로 바라볼수 있는 시간이다. 남편을 떠나보내고 눈물로 지새우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나라의 일에 참여했던 여인들의 처절한 삶을 만나는 시간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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