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큐 웃픈 내 인생
앨리 브로시 글.그림, 신지윤 옮김 / 21세기북스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아이들의 표현은 물론이고 방송에서도 '웃프다'라는 말이 나온다. '웃기다'와 '슬프다'의 합성어로 웃기지만 슬픈 상황일때 이런 말을 쓴다. '큐큐 웃픈 내 인생'이라는 제목을 보니 벌써부터 웃기지만 슬픈 일들이 다가올것만 같다. 우리들이 문자를 보내거나 댓글을 남기면서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는 표현이 'ㅋㅋ'와 'ㅠㅠ'이다. 자신이 지금 얼마나 옷기고 슬픈지 이렇게 하나의 자음과 모음만으로도 표현하고 있다. 우리의 복잡한 감정을 자음과 모음 하나에 다 담고 있다. 이 책에서는 웃기지만 슬픈 어떤 이야기들을 만나게 될지 궁금하다.

 

 

<큐큐 웃픈 내 인생>의 저자는 2009년 과학자가 되기 보다는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인터넷에 올리는게 낫다라는 생각을 한다. 한 달 방문자가 600만~1,000만 명인 인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유는 그만큼 그녀의 글과 그림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위안을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가끔 독자대상을 적어두는 책을 보곤 한다. 물론 그 사람들만이 읽어야하는 것이 아니지만 독자대상을 표시하여 그들의 관심을 보은다. 이 책의 뒷표지를 살펴보면 '이 책을 꼭 읽어야할 사람'이라는 글이 보인다. 이 책은 어떤 사람들이 읽어야하는 것일까. 물론 모든 사람이 독자대상이지만 이 책을 꼭 읽어야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2~3가지 정도가 해당되니 꼭꼭 읽어야 할 사람이다^^

 

앞날개에 작가의 소개를 살펴보면 침실에 틀어박혀 은둔자처럼 살고 있다고 한다. 그것과 연관지어 그녀의 글들을 살펴보면 그냥 웃을수만은 없는 것이다. 말그대로 웃픈 이야기들이다. 실제로 그녀가 블로그에 올린 글 중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은 것은 '우울증'에 관한 글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도 '우울증1', '우울증2'라는 소제목으로 두 개의 이야기를 만날수 있다.

 

그게 우울증의 가장 절망적인 부분이야. 항상 희망을 갖고 싸워 물리칠 수 있는 게 아니란 말이지. 결국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닌 것과 어떻게 싸워? 채울 수도없고 덮을 수도 없어. 그냥 거기 있는 거야. - 본문 142쪽

 

조금씩 크기는 다르지만 우울이라는 느낌이 찾아올 때가 있다. '우울증1'에서 말한 것처럼 어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가장 힘든 것은 자신이니 본인이 가장 먼저 알수 없는 그 감정에서 벗어나고 싶어진다. 하지만 늪에 빠진 것처럼 빠져나오려 할수록 더 깊이 빠져든다. 슬픔에서 빠져나오려 할수록 자신에게 화가 나고 절망하는 일들도 많아진다.그러한 감정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이 글들이 와닿을 것이다. 

 

주어진 문제를 복잡하게 생각하는 순간 그 문제들은 풀기 어려운 것이 되어버리는 것이 아닐런지. 하지만 우리는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 힘들다.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어른의 모습으로 살지만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다라는 생각을 가져서인지 책에서 만나는 '내가 절대로 어른이 될 수 없는 이유'가 유쾌하게 다가온다. 

 

우리의 삶은 우리에게 웃을 일만 만들어주지 않는다. 가끔 아니 자주 괴롭고 슬픈 일들과도 마주하게 된다. 조금은 독특한 생각을 가진 작가가 그려내는 일상은 우리의 모습과도 그리 멀리 떨어져 있는 이야기들이 아니다. 책을 보며 참 웃기는 이야기네라고 웃어 넘길수 없는 것은 우리네 삶의 모습을 다루고 있기에 그 상처들이 조금씩 드러난다. 하지만 그 상처를 웃음으로 승화시킨 이야기라 정말 웃어여할지 울어야할지 모를 이야기들이다. 말그대 웃픈 이야기를 만난 웃픈 우리네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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