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깊은 철학 50]세계의 지성 50인의 대표작을 한 권으로 만나다

짧고 깊은 철학 50 - 세계의 지성 50인의 대표작을 한 권으로 만나다
톰 버틀러 보던 지음, 이시은 옮김, 김형철 감수 / 흐름출판 / 2014년 6월

학창시절 철학을 전공하고 싶어 진로를 고민한 적이 있다. 주위에서 반대했던 이유 중 하나는 철학을 공부하면 배고파진다는 것이다. 직장을 구하는 것도 어렵고 설령 구한다 하더라도 이익과는 상관없이 배고픔을 면치 못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물론 지금은 인식이 많이 바뀌었지만 예전만 하더라도 철학과 배고픔이라는 단어가 항상 함께 붙어 다녔다.

아이들이 학교를 졸업나면 사용하지 않는 어려운 수학을 왜 공부하느냐고 물을때가 있다. 기본적인 사칙연산만 할 줄 알면 된다고 말한다. 함수, 적분, 미분 등 우리의 일상생활과 관련이 없는 어려운 수학을 굳이 해야하느냐는 말을 하는 것이다. 그처럼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철학'이라는 학문은 무겁게 다가온다. 우리들이 어렵게 철학을 알아야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는 것이 사실이다. 책에서는 말한다. 철학은 비록 먹고 사는 법을 가르쳐주지는 않지만, 의미 있게 사는 법을 가르쳐준다. 인간으로 태어났으니 최소한 인간답게 살아야 하는 것이다. 겉모습만 인간으로 살아갈수는 없지 않을까.

짧고 깊은 철학 50

세계의 지성 50인의 대표작을 한 권으로 만나다

이 책에서는 철학사에서 가장 뛰어난 50권의 책을 만날수 있다. 제목이 말해주듯 그 책들의 내용을 다 다룰수 없기에 짦지만 깊은 해설을 담고 있는 것이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50권의 책 중 제대로 읽은 책이 한손 안에 꼽힌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그동안 어렵다는 생각으로 쉽게 접근하지 못한 철학이라면 이 책을 통해 다시한번 다가가보길 바란다.

삶을 윤기 있고 소중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철학이 필요하다.- 감수의 글 중에서

한나 아렌트의 <인간의 조건>으로 시작된다.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 공자의 <논어>, 임마누엘 칸트의 <순수이성비판>,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프리드리히 니체의 <선악의 저편>,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 슬라보예 지젝의 <종말의 시대에 살아가기> 등 50권의 책들을 만날수 있다.

각각의 구성을 살펴보면 우선 작가에 대한 소개가 나온다. 책의 개략적인 내용과 간추린 평이 있으며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도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2010년 출간 당시 구입하여 읽다가 계속 미루고 있는 책이였다. 그러다 얼마전 다시 읽기 시작하여 이제 겨우 한번 정도 읽은 책이다. 그 책을 읽고 나서 왜 많은 사람들이 그의 강연에 열광하고 그 책을 필독서로 꼽는지 조금이나마 이해를 하게 되었다.

샌델은 옳은 행위에 대한 서로 다른 확신과 충동에서 빚어지는 혼란이 '철학의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중략) <정의란 무엇인가>는 기존의 가정을 되짚어보고 편견에 의문을 제기하는 계기가 되며, 소비자의 삶과 시민의 삶이 동일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도와줄 것이다. - 본문 478쪽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어 다가가기 어려운 책들이였다. 읽어야지라는 마음만으로 출발하지만 중도에 포기한 책들이 많다. 솔직히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그 의미들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 읽어나가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우리들에게 도움을 준다. 50권의 책을 다루다보니 각각의 자세한 내용은 만날수 없지만 개략적인 내용들을 알게된다.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내용들을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한 권씩 만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