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바람이 되어 - 신현림 치유시.산문집
신현림 글.사진 / 사과꽃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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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친구들에게 위로를 주고 싶은데 말주변도 없고 글재주도 없어 선택한 것이 시이다. 집에 있는 시집은 물론 도서관에서 잔뜩 빌려 하나씩 읽으며 친구에게 맞는(?) 시를 골라 적어서 보내곤 했다. 행복을 전하는 시, 시련의 아픔을 당한 친구를 위해서,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상처를 받은 친구들 등 다양한 감정들을 위로하는 시들을 찾느라 그 당시에는 정말 많은 시집을 읽었다. 그렇기에 시가 얼마나 큰 위안을 주는지 알고 있다. 

 

 

<천 개의 바람이 되어>는 상처와 상실감에 헤매거나 쓰러진 이들을 어루만져 주고픈 마음을 담고있다. 얼마전 정말 믿기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많은 분들이 나의 일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던 슬픈 소식. 나또한 사고를 당했던 학생들과 같은 나이의 아이를 둔 엄마이기에 내 자식과도 같은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 내 마음이 이러한데 아이들의 가족들 마음은 어떨까.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로 인해 하루하루 악몽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 분들에게 신현림 작가의 바람처럼 책속에서 만나는 시와 글들이 위안이 되기를 바랄뿐이다. 

 

'천 개의 바람이 되어'는 원작자 미상의 시라고 한다. 5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에서는 표제시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가 썼으며 이 시의 의미 등을 이야기하며 아직도 슬픔에 잠겨 있는 그분들에게 위로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천 개의 바람이 되어>는 영적인 울림으로 가득한 시다. 아주 쉽고 익숙한 단어들로 이루어진 한 편의 시지만, 사랑하는 이들을 잃어본 이들에게는 가슴 절절하여, 지팡이처럼 이 노래에 매달려 울게 만든다. - 본문 54쪽

 

이 책은 슬픈 우리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25편의 시와 40여 편의 문장과 함께 작가의 단상들을 담고 있다. 시와 글뿐만 아니라 사진을 보면서 우리들은 어느새 위안을 받는다. 한장한장 넘기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내용이 어려워서도 이해하지 못해서도 아니다. 한편의 시와 글을 읽으며 잠시 쉬어가게 된다. 나를 생각하고 다른 이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책에서 만나는 시 외에 문장들은 어떤 것들일까.  내가 읽었던 책들도 있건만 그런 문장들이 있었는지 기억조차 없다. 정말 책을 제대로 읽은 것인지 의문이다.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등 다양한 작품들속 문장들도 만날수 있는 것이다.

 

나 이외에 누구도 나의 불행을 치료해 줄 사람은 없다.

내 마음이 불행을 만드는 것처럼

불행이 내 자신을 만들 뿐이다. - 파스칼의 '행복' 중에서

 

누구나 행복을 꿈꾸지만 자신이 행복하다라고 자신있게 말할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불행하다라고 생각되는 것은 주변의 상황들이 아니라 자신이라고 한다. 자신이 만든 불행이기에 그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어 나가는 것도 각자의 몫이라고 한다.

 

살면서 누구나 아픔을 겪고 상처가 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해할수 없는 상황들로 아픔을 겪을때는 이겨내는 것이 힘들다. 우리가 크게 할수 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멀리서 기도하고 함께 아파하고 있는 것뿐이다. 이렇게 한 편의 글로 위로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누군가는 이 글을 읽며 분명 위로를 받을 것이다. 위로를 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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