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
황선미 지음, 봉현 그림 / 사계절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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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미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만으로도 우리 집 소녀들은 이 책을 읽어야만 이유가 생긴 것이다. 이제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작가가 있기에 신간이 나올때마다 찾아서 읽곤 한다. 엄마인 나의 추천이 아니라 아이들의 선택으로 읽게 되는 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 책또한 아이들이 먼저 읽고 나서야 내 차례가 돌아와 읽게 된 책이다. 집이 책에 도착하면 종종 관심이 없는 책들도 있지만 이 책처럼 서로 읽으려는 책도 있다. 서로 읽으려는 마음은 욕심이라기보다 우리만이 누리는 작은 행복이 아닐까한다. 이런 작은 행복을 선물해 준 책과 만난 것이다.

 

어느날 아버지의 집에 남아있던 기울어진 의자를 떠올린 작가. 아버지의 뜰에 남아 있는 많은 물건들. 그것은 아버지가 어떤 사람이였는지 말해주는 풍경이였다고 한다. 그 풍경이 없었다면 우리들은 이 책을 만날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버찌마을에 의문의 노인이 나타난다. 언덕배기 마을의 유일하게 반듯하고 넒은 곳은 마을 버스가 잠시 쉬었다가 출발하는 곳이다. 이 공터를 자기 마당처럼 이용하는 장영감. 가게 물건을 쌓아 놓거나 평상을 놓고 마을의 유지 행세를 하고 있다.

 

 

버찌 마을을 보니 정겨움이 느껴진다. 마을버스가 힘들게 놀라오는 곳. 아이들이 공을 차며 떠드는 소리. 가게 앞에 놓인 평상. 멀리 보이는 아파트와 달리 이 곳은 아직 예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솔직히 아이들과 달리 난 이 그림을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어린시절 생각도 나고 여러가지 추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지금은 잘 보이지 않는 구멍가게. 우리들은 동네에 있는 이렇게 작은 가게들을 구멍가게라 불렀다. 그곳에서의 많은 추억이 있었기에 오래도록 그림을 보았는지 모른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일까. 자신의 몸에 자라는 암을 '덩어리'라 부르는 강노인. 요양원이 아닌 돌보는 이 하나 없는 이 곳을 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몇십년 동안 관리를 맡겼던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매달 관리업체를 통해 '원래 상태를 유지하며 관리되고 있음!'이라는 보고를 받았다. 철저히 통제된 이집의 뒤뜰에는 닭이 자라고 텃밭이 있다. 시도때도 없이 아이들이 찾아와 놀다간다. 이 곳을 관리하느라 들어간 돈이 얼만인데 이렇게 골치아픈 일들이 생긴 것일까.

 

그동안 일하느라 바빠서 미루기만 한 사소한 것들을 해보고 싶었다. 조용히 지내면서 이제라도 자신의 인생을 살고 싶었다. 그런데 온통 신경 쓰이는 것투성이다.

사방이 두통거리. 골칫거리들. - 본문 48쪽 

 

편하게 쉬고 싶은데 골칫거리가 있다. 자신도 없는데 뒤뜰에서 닭을 키우고 텃밭을 일구고 있다. 아이들은 시도때도 없이 찾아와 시끄럽게 한다. 이 골칫거리들을 없애고 싶은 강노인. 이들이 없어지면 조용해질거라 생각했지만 그들이 없는 뒤뜰은 더 엉망이다. 눈을 번득이는 고양이들. 도둑질할 틈만 노리는 청설모, 두려움에 또는 닭들. 텃밭도 엉망이다. 상추와 쑥갓은 정신없이 자라 꽃봉오리를 매달고 있다.

 

골칫거리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이제 다르게 신경이 쓰인다. 자신만을 바라보며 살았던 시간들이였는데 이제는 다른 사람들이 보인다.  

 

강 노인의 집 뒤뜰은 비밀의 화원 같은 곳이다. 사람들이 찾아와 자신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치료 받는다. 강 노인도 골치거리라 생각했던 이 곳에서 잃어버린 추억의 진실을 찾고 혼자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삶을 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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