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신라의 화랑이었어 ㅣ 한림아동문학선
박현숙 지음, 이용규 그림 / 한림출판사 / 2014년 5월
평점 :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다보면 아이보다 내가 더 빠져드는 경우가 있다. 특히 이 책속에 등장하는 선우와 같은 인물을 만날때면 정말 슬퍼진다. 의기소침해 있는 모습을 보이거나 강자가 아닌 약자의 입장일 때면 그 인물이 나라도 되는 것처럼 함께 아파하고 울게 된다.

보육원에 온지 6년이 되어가는 선우. 뺨에 난 흉터를 보고 귀신이 붙었다라고 말하고 기억에도 없는 엄마는 무당이였다고 놀린다. 아이들의 놀림에도 아무 말 하지 못하고 당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 일을 당한적이 없음에도 내성적인 성격탓에 늘 움츠려 들었던 사람이라 그런지 이렇게 다른 친구들로 인해 아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 유독 마음이 쓰인다. 아이들에게 늘 놀림을 당하면서 말 한마디 못하는 선우의 모습을 보고 바보같다라고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렇데 당하고만 있는 아이의 마음이 이해가된다.
수영을 못하는 선우를 골려주기 위해 함께 수영하러 가자고 말하는 아이들. 승만이가 성우의 엉덩이를 차 바닷속으로 빠뜨린다. 대학생형들의 도움으로 살아나지만 어떻게 된 일이지 정신을 잃는다. 선우의 앞에 낯선 세 사람이 나타나 자신들을 따라 오란다. 말로만 듣던 저승사자인가. 실수는 사람만 하는 것은 아닌가보다. 선우를 잘못 데리고 온 것을 알고 다시 보내려한다. 하지만 바쁘다는 이유로 그들의 임무를 끝까지 수행하지 않고 선우를 배에 태워보내며 절대 잠들지 말라는 말만 하고 자신들의 길을 떠난다. 그 사람들의 말을 듣고 잠이 들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결국 잠이 들고 마는 선우.
잠에서 깨어난 선우는 1400년을 뛰어넘어 신라의 비형을 만나게 된다. 다른듯 닮은 두 친구. 비형도 얼굴에 흉터가 있고 주위 사람들에게 귀신의 아들이라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선우와는 전혀 다른 반응을 보인다. 어떠한 일에도 기죽지 않고 자신이 왕의 아들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화랑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마음이 있는 친구이다. 이렇게 다른듯 닮은 두 친구가 만나 신라의 화랑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말을 더듬고 다른 사람들 앞에 서 자신의 흉터를 보이지 않고 싶어 고개를 숙이며 말하던 선우가 달라진다.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용기를 잃지 마라. 마음먹기에 띠리 구만리 먼 길도 단숨에 갈 수 있으며, 수렁에 빠져 꼼짝 못할 것 같은 처절함도 날개를 달고 가볍게 빠져나올 수 있는 법이다." - 본문 78쪽

작가는 초등학교 5학년때 언제나 주눅들어 있던 한 아이가 수업시간 선생님의 화랑 관창의 이야기에 두 눈을 반짝이며 듣는 모습을 보며 신기해 했다고 한다. 화랑 이야기가 나오면 그 아이가 떠올랐다는 작가는 조용하던 그 아이를 화랑으로 만들어 주고 싶었다고 한다. 책에서 만나는 이야기는 작가의 어린 시절 같은 반 아이나 선우와 같은 아이들에게 작은 힘을 실어줄지도 모른다. 자신처럼 외로워하며 아파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위로를 받고 아픈 상처들은 언제든 자신의 힘으로 치유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가지 않을까. 선우에게 비형이 친구가 되어주듯 그 친구들에게는 책속의 선우가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