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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모자 ㅣ 노벨상 수상작가 미스트랄의 클래식 그림책
가브리엘라 미스트랄 지음, 김정하 옮김, 팔로마 발디비아 그림 / 풀빛 / 2014년 5월
평점 :
품절
어린시절 읽었던 책들 중 슬픈 이야기를 꼽으라하면 '인어공주'를 뽑을 것이다. 물론 지금은 조금 다르지만 어린시절 읽었던 인어공주는 어떤 책보다 슬펐다. 사랑하는 왕자님에게 자신이 구해주었다는 말을 못하고 결국은 물거품이 되었다는 이야기. 그때 정말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다. 왕자님과 행복하게 살아야하는데 물거품이 되었다며 엄마에게 며칠동안 이야기했다. 그때의 슬픈 기억때문인지 동화는 물론이고 다른 책들도 행복하게 끝나는 것이 좋다. 물론 작품성을 위해서나 열린 결말로 독자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지만 여전히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동화가 좋다.

그림동화는 어렸을때뿐만 아니라 어른이 되어서도 자주 보게 된다. 집에 아이들이 있다보면 더 그렇지 않을까싶다. 우리집 소녀들이 워낙 그림책을 좋아하다보니 지금까지 보고 있다. 초등학생 이후에는 그림책을 잘 보지 않게 되는데 우리집 소녀들은 여전히 좋아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나도 좋아하기에 함께 그림책을 읽게된다.

<빨간 모자>는 유럽 각지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발견할수 있지만, 가장 먼저 글의 형태로 잡아낸 이는 '샤를 페로'라고 한다. 우리들이 많이 접한 작품은 그림 형제의 이야기이다. 빨간 모자와 할머니가 다시 살아나는 행복한 결말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만나게 된 페로의 이야기는 늑대에게 잡아 먹히는 것으로 끝이 난다.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은 페로의 판본을 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이 바라는 결말은 아니지만 이전의 작품과는 다른 느낌의 이야기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색다른 이야기만큼이나 그림도 특색이 있다. 우리들이 보던 빨간 모자의 모습과는 다르다. 여러 도형을 조합해 놓은듯한 조금은 신비스러운 모습의 빨간 모자를 만난다. 단순한 형태의 그림이지만 각각의 인물을 특징을 한 눈에 알아볼수 있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빨간 모자는 편찮으신 할머니께 가다가 늑대를 만나게 된다. 아직 어린 빨간 모자는 늑대가 어떤 존재인지 알지 못한다. 앞으로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곧이곧대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만약에 늑대가 어떤 존재인지 알았더라면 할머니의 죽음도 막고 자신에게 처한 불행도 막을수 있었을까.
까칠까칠 털투성이 늑대는
솜털처럼 부드러운 빨간 모자의 떨리는 작은 몸을 감싸 안았어요.
그러고는 꿀꺽. - 본문 중에서

이 다음의 표현들은 더 적나라하다. 빨간 모자의 죽음을 끔찍할 정도로 묘사했다. 우리들의 선입견 때문인지 아이들의 동화 속에서 이렇게 잔인하게 묘사를 해도 될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렇지만 작가의 의도를 파악한다면 잔인한 동화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교훈이 무엇인지 보게 된다. 개인적으로 행복한 결말이 아니라 슬프지만 그래도 다른 결말의 빨간 모자를 만날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