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 - 장영희의 열두 달 영미시 선물
장영희 지음, 김점선 그림 / 샘터사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모든 것이 영원할수는 없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이 항상 내 옆에 영원히 함께 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그것이 욕심이고 불가능한 일인줄 알면서도 그 마음이 쉽게 버려지지 않는다. 영원히 우리 곁에 계셨으며 좋았을텐데라는 마음을 지울수가 없다. 밝은 미소만큼이나 마음을 적시는 글을 만날수 있었는데 이제는 만날수 없다는 것만으로 슬프다. 간사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 했던가. 슬픔이 조금씩 색을 잃어가고 있을때 만나게 된 다시, 봄. 장영희 교수의 작품을 다시 만나게 되었다는 행복감과 이렇게 또 만날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슬픔이 함께 찾아온다.

 

 

책을 많이 읽지는 않지만 유독 눈길이 가고 손이 가는 책들과 작가가 있다. 한순간에 마음을 사로잡는 글은 아니지만 잔잔하게 늘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는 글을 많이 써오신 분이다. 이번에 만나게 될 다시, 봄은 장영의 작가의 글뿐만 아니라 친하게 지낸 김점선 화가의 그림도 함께 만날수 있다. 아무리 떨어지기 싫은 친한 친구라지만 어떻게 두 달 사이로 우리 곁을 떠날수 있을까. 그래도 그분들을 추억할수 있는 책과 그림이 있다는 것만으로 우리들에게는 위안이 된다.

 

 

장영희 교수의 5주기를 맞아 출간된 이 책에서는 1월에서 12월까지 계절에 어울리는 시를 만날수 있다. 더불어 김점선 화가의 그림까지 만날수 있는 것이다. 

 

 

6월이 시작한지 며칠이 지났다. 무더위가 계속되더니 어제부터 계속해서 비가 내린다. 비 때문인지 기분이 가라앉는다. 다른 계절의 시보다 6월의 시를 먼저 만나본다. 우리들에게는 가수로 더 많이 알려진 '밥 딜런'. 그는 열 살때부터 시를 썼다고 한다. 이 책에는 '바람 속에 답이 있다'는 노래가사의 일부를 소개하고 있다. 노벨문학상을 수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셰익스피어나 T.S. 엘리엇에 견줄 만하다고 말한 영문학자도 있다고 한다. 가수로만 알고 있던 그를 새롭게 만나는 계기도 된다.

 

만약 내가……

               - 에밀리 디킨슨

 

만약 내가 한 사람의 가슴앓이를

멈추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만약 내가 누군가의 아픔을

쓰다듬어 줄 수 있다면,

혹은 고통 하나를 가라앉힐 수 있다면,

혹은 기진맥진 지친 한 마리 울새를

둥지로 되돌아가게 할 수 있다면,

나 헛되이 사는 것은 아니리.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위로받기 보다는 위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사는 것이 늘 행복하지만은 않고 혼자 힘으로 견뎌내기 힘든 일들도 많다. 그럴때 어깨를 내어주고 손을 잡아줄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매달 만나는 여러 편의 시를 보며 우리들은 감동하고 어떤 삶을 살아가야할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짧은 시이지만 어느 책보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학창시절 공부하듯 배운 시가 뇌리에 남아서인지 시를 쉽게 접근하는 일이 힘이 드는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무엇을 전하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기 이전에 내가 느끼는대로 받아들이고 싶다. 그것이 정답인지 아닌지가 중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봄처럼 따스한 시를 만나며 우리들의 삶도 봄처럼 따스하고 곁에 있는 이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