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유산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221
찰스 디킨스 지음, 류경희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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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확천금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은 갑자기 많은 돈이 생기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어느날 누군가 찾아와 나네게 많은 유산을 남겨주는 상상. 허황된 생각이 아니라 가끔은 이런 상상으로 웃음을 한번 지어본다. 물론 그런 일은 없겠지만 한번쯤 이런 상상만으로도 잠시 미소를 지을수 있다.

 

 

<위대한 유산>은 <크리스마스 캐럴>의 작가인 찰스 디킨스의 작품이다.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도 스크루지 영감이 나오는 '크리스마스 캐럴'은 누구나 알고 있는 작품이다.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끈 작가의 작품을 이렇게 만나게된 것이다. <위대한 유산>은 작가가 직접 발행한 주간지 '연중 일지'에 1860년부터 연재하다가 이듬해 총 세권으로 완간한 작품이다. 이야기가 주는 힘이 크기 때문에 영화, 드라마, 연극으로도 만날수 있는 작품이다. 작년에 영화로 개봉하여 본 후 책을 읽어야지 생각만하다가 이제서야 읽게 된 것이다. 상, 하 두권으로 구성된 이 책의 분량은 만만치 않다. 그렇지만 핍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두 권을 계속해서 읽게된다. 핍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궁금하여 중간에 쉬지도 못하고 계속해서 읽게 되는 것이다.

 

누나인 조 가저리 부인과 함께 살고있는 소년 핍. 핍보다 스무 살 이상 많으며 핍을 손수 키웠다는 이유로 자신과 이웃들에게 좋은 평판을 얻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핍 뿐만 아니라 남편 조에게 손대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가족이라고는 누나와 누나의 남편 조 뿐이다. 아직 어린소년은 배운것도 없고 마음을 함께 나눌 사람도 없다. 그나마 조가 핍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친구같은 존재일 뿐이다.

 

나는 그때 세상을 접해 본 경험이 전혀 없었다. 그러니 그때의 나처럼 행동하는 수많은 세상 사람들을 아직 흉내 내지 못하고 있었다. 뭔가를 배워 본 적이 전혀 없는 무지한 마음의 소유자였기에 나는 내 행동 지침을 혼자서 찾아 나갔을 뿐이었다. - 책 상권 본문 75쪽

 

단조로운 삶을 살아가던 핍에게 믿을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 런던의 변호사 재거스가 찾아와 핍이 엄청난 재산을 물려 받게 되었다고 전한다. 앞으로 늘 핍이라는 이름을 간직해야하고 유산을 물려준 당사자가 몸소 자기 이름을 밝히기 전까지는 그 사람의 이름이 철저히 비밀로 남아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핍이 두 가지 제안만 받아들인다면 재산을 물려받을수 있는 것이다. 살다가 이런 일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아니 이런일은 전혀 찾아오지 않을 일이다. 배운것도 없고 초라한 삶을 살아가던 핍에게 정말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가진 것이 없던 사람에게 돈이 생기면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한다고 한다. 조금은 다르겠지만 로또 등의 일확천금으로 부자가 된 사람 중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도 한다. 갑자기 생긴 많은 돈으로 인해 삶이 흔들리는 것이다. 갑자기 달라진 자신의 삶을 적응해나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누군가에게 배운 것이 없었던 핍이 신사가 되기 위해 겉모습만을 따라가려 했던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변화라는 것은 겉모습이 아닌 마음속에서부터 우러나오는 것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내게 남은 일이란 무엇이겠는가? 그리운 옛날 그 대장간까지 그를 따라가 그곳에서 내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그에게 참회의 간청을 하는 일을 매듭짓고, 그리고 그곳에서 내 마음과 가슴속에 남아 있던 두 번째 과제, 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고 막연한 모습으로 시작되었다가 확고한 목적으로 형태가 잡힌 바로 그 과제를 털어 내는 일 말고 무엇이 남아 있었겠는가? - 책 하권 본문 381쪽

 

이 책은 상, 하권이지만 세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단계는 핍의 어린시절을 담고 있다. 습지대에서 탈옥한 사람을 도와주며 죄의식을 느끼고 비밀에 쌓여있던 미스 해비셤과의 만남이 주를 이루고 있다. 2단계는 유산을 상속받게 되어 영국으로 가서 신사 교육을 받는다. 이전과는 다른 삶을 시작하지만 속물신사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3단계는 습지대에서 만났던 매그위치와 재회하고 이제는 진짜 신사로 거듭나게 되는 이야기를 주를 이루고 있다.   

 

그리 짧은 분량은 아니지만 빠르게 읽혀지는 책이다. 핍이라는 인물이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통해 우리들은 유산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들은 눈에 보이는 물질적인 것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질적으로 풍부해지면 자신도, 자신의 삶도 달라질 것이 생각한다. 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다. 우리가 남겨야 할 유산이 무엇이고 우리들이 받아야할 유산이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해 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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