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일 년 365일 행복이 가득한 이야기

행복이 - 할머니가 손자에게
김초혜 지음 / 시공미디어 / 2014년 5월

행복이. 참 예쁜 제목이다. 이 책은 <사랑굿>이라는 시집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김초혜 작가가 손자를 위해 일년 동안 쓴 글을 담은 것이다. 제목은 손자가 어버이날에 할머니인 작가에게 준 공작물 선물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라고 한다. 손자가 초등학교 1학때 준 선물을 그대로 간직한 것만 보아도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는 것을 알수 있다. 자식이 아닌 손자를 위해 쓴 책에는 어떤 글들이 담겨 있을까.

매일매일 글을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긴 글이 아니라 짧게라도 남기려 해보지만 며칠 지나고 이내 잊고 만다. 손자를 위해 매일 쓴 글에는 아주 작은 일상에서의 마음자세부터 나아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까지 두루 다루고 있다. 할머니가 손자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지만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할머니가 손자에게 옛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사랑을 담아 우리에게도 살아가면서 어려운 일을 마주할때마다 지혜롭게 헤쳐나가수 있는 길을 알려준다.

작가의 손자가 초등학교 1학년때인 2008년 1월 1일부터 같은해 12월 31일까지의 사랑이 가득한 글을 중학교 입학 기념으로 선물하였다고 한다. 그 노트에 담겨져 있던 글이 이렇게 책으로 출간된 것이다.

달은 별 중에 으뜸

해는 밝은 것 중에 으뜸

재면이는 사람 중에 으뜸 - 본문 4쪽

이런 말을 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정말 행복할거라는 생각이다. 단순히 치켜세우는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세상 사람들 중에 으뜸인 손자를 위해 하루하루 얼마나 많은 것을 담아 글을 썼는지 읽으면서 느낄수 있다. 감명 받았던 글이나, 세상을 사는데 지혜를 주었던 말을 골라 손자에 전하려 한다. 이렇게 사랑이 담긴 할머니의 글을 읽는 손자는 어떠한 어려움이 닥쳐와도 쉽게 흔들리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고 사랑받고 있는지 알고 있기에 살아가면서 쉽게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물론 이 책을 만나는 우리들도 위로를 받고 세상을 살아가는데 도움을 받을수 있다.

겸손한 얼굴을 지니며 살고 슬프고 괴로울 때는, 세상에 그보다 더 슬프고 불행한 일이 더 많다는 것을 생각하라 말한다. 항상 배우고 언제나 반성하는 자세를 가지며, 매사에 신중하게 대처해 나가고 남이 저지르는 잘못은 모두 용서하도록 노력하라고 한다. 정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주옥같은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손자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고 싶은 마음이 있듯이 좋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할머니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이다.

세상을 살아간다는 게 그렇게 쉽고 행복한 것만은 아니란다. 눈을 뜨고 감을 때까지 사람과의 관계에 시달려야 한다. 네 주위에 착하고 훌륭한 사람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그리고 인품이 있는 사람만 사귈 수 없기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많을 것이다. - 본문 159쪽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로 세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환상을 가지고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직시하며 그 안에서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할지 상세히 전하고 있다. 어쩌면 인생의 지침서 같은 글인지도 모른다. 행복하고 즐거운 일보다는 힘든 시간들이 더 많은 삶일지도 모른다.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많은 어려움과 고통에 좌절하지 않고 쉽게 쓰러지지 않으며 당당하게 맞서 나갈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