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것들의 비밀 - 반짝하고 사라질 것인가 그들처럼 롱런할 것인가
이랑주 지음 / 샘터사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은 활력을 찾고 싶으면 재래시장을 찾으라는 말을 한다. 정말 활기 넘치는 곳이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소리들은 소음이 아니라 삶을 향해 외치는 소리들이다. 다른 곳에서 그만한 소리를 들으면 소음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들은 그 소리들을 소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태어난 곳에서 정말 오랜 시간 살고 있다. 어릴적 추억이 담긴 재래시장을 아직도 다니고 있다. 엄마의 손을 잡고 다니던 시장을 이제는 우리 아이들의 손을 잡고 다니고 있다. 3대가 함께 장을 보러 갈때는 행복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까지 하게 만든다. 어릴적 추억이 고스란이 담긴 곳이지만 개발로 인해 옛 시장의 모습들이 조금씩 변하고 있어 아쉬운 마음이다.

 

 

이 책에서는 세계의 여러 재래시장을 만날수 있다. 어쩌면 그 나라 사람들의 삶을 보려면 재래시장을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한다. 이 책의 저자는 비주얼 머천다이저, 한국 VMD형동조합이시장이라 한다. 그녀는 VMD 대신 '상품가치연출' 전문가라 말한다. 같은 상품이라도 어떻게 진열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진다고 한다. 익숙하지 않은 직업이라 이야기만큼이나 저자가 하는 일도 흥미롭다.

 

모험을 시도하지 않으면 기회도 없다. 드라마도 없고 가슴 뛸 일도 없다. 자신의 한계를 알고도 경계에 서 있으면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이 된다. 내 두발로 경계를 넘어야만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것이다. - 프롤로그 중에서

 

 

우리 주변에서 재래시장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재래시장을 지금도 이용하지만 가끔은 불편한 점도 많이 느끼고 발전이 없다는생각이 든다. 정겨움도 조금씩 사라지고 판매자와 소비자의 관계라고만 생각이 든다. 어린 시절 엄마의 손을 잡고 찾은 재래시장은 단순한 시장이 아니였다. 그 안에서 사람들의 정을 느끼고 여러 가지 즐거움을 느끼는 공간이였다. 내가 어른이 되어 현실적인면만 바라보아 그런 생각들이 사라진 것인지, 시장의 구조가 그렇게 되어버린 것인지 가끔은 혼란스럽다.

 

많은 나라를 가본것은 아니지만 꼭 찾게 되는 곳이 재래시장이다. 그 곳을 가면 그 나라의 모든것을 보고 온 느낌이다. 책에서는 어떤 시장들을 만나게 될지 궁금하다. 10chapter의 구성으로 되어 있는 이 책에서는 34개의 시장을 만날수 있다. 영국, 폴란드, 터키, 스페인,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인도, 그리스 등 여러 나라의 다양한 시장들을 만난다.

 

 

소제목이 눈에 띄는 시장이 있다. '늙어 가도 낡아 가면 안 된다'라는 소제목을 가진 스페인 마드리드 산미구엘 시장. 이 곳은 진열방법이 독특하다고 한다. 시장을 찾는 즐거움 중 하나는 단연 먹거리를들 수 있다. 한 가지만 맛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것을 먹고 싶지만 혼자 먹기에 양이 많아 선뜻 먹지 못할때가 많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한입 음식'들이 주류를이루고 있다고 한다. 소비자의 마음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재래시장은 전통을 고수한다는 이유로 아직도 낡음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우리 재래시장 모습은 거의 비슷하다. 우리 동네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을 가도 그리 다른 것을 찾지 못한다. 하지만 미국 뉴욕 첼시 마켓은 우리의 시장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1997년 4월 문을 연 이 곳은 과자 공장을 리모델링한 시장이라고 한다. 시장이라기보다는 옛 과자 공장을 종합 전시장처럼 꾸며 놓았다고 한다. 늘 똑같은 모습의 시장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그 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시장은 이제, 누군가를 따라 하거나 닮으려는 노력을 멈추어야 한다. 그렇게 해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 본문 279쪽

 

'재래시장'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들려주는 이야기를 보면서 우선은 직접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그 안에서 활기를 띠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우리들에게도 그 힘이 전해지지 않을까. 반면 우리의 시장에도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본다. 전통을 고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대에 맞게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경쟁의 시대에서 오랜시간 시간이 흘러도 살아남는 곳의 비밀이 무엇인지 우리들에게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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