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남겨진 비밀 마스터피스 시리즈 (사파리) 7
케이티 윌리엄스 지음, 정회성 옮김 / 사파리 / 2014년 3월
평점 :
품절


청소년 소설을 접하다보면 자주 만나게 되는 것은 가정폭력, 학교폭력, 왕따, 자살 등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우리 아이들뿐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아이들에게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지만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이 책에서도 여전히 마주하게 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도대체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야만 하는 것일까.

 

 

죽음이란 무엇일까. 책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죽음에 대해 다양하게 말을 한다. 루카스 헤이즈는 살면서 몸에 생겼던 온갖 상처들이 한꺼번에 생기는 것처럼 괴로운 거라 말한다. 우샤 다스는 죽음은 고통이 아니며 죽으면 다 끝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예수파' 아이들은 '죽음이란 곧 아버지의 품에 안기는 것', '굴뚝파' 아이들은 '죽음이란 연기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많은 아이들은 죽음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책의 화자인 페이지는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다. 다른 사람들은 자살이라고 말하지만 페이지는 절대로 자살하지 않았다. 어떻게해서든 자신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싶다. 하지만 자신은 죽은 몸이고 다른 사람들에게 보이지도 않고 말도 들리지 않는다. 어떻게 자신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밝혀낼수 있을까.

 

죽은 페이지의 곁에는 에반과 브룩만 있을 뿐이다. 이 아이들도 페이지처럼 자살한 친구들이다. 학교에서 자살을 한 세명의 아이들은 이곳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혼자가 아니라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이 아이들은 무엇때문에 자신들이 죽은 학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사람들은 나쁜 소문만 믿고 싶은 거야.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만 믿고 싶은 거지. 그들은 나를 가장 비참한 모습으로 기억하기를 원해…….' - 본문 207쪽

 

 

모렐로 선생님은 우발적 추락사라고 말하지만 학교 아이들은 페이지가 자살을 했다고 믿고 있다. 다른 아이들은 몰라도 단짝 친구 우샤에게만은 진실을 알리고 싶다. 사랑하는 가족들도 있고 단짝 친구 우샤, 좋아하는 남자친구 루카스가 있는데 왜 자살을 한단 말인가. 우샤는 이렇게 죽음을 맞이한 페이지가 밉다고 말한다. 진정한 친구라 생각했는데 그동안 마음속에 있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는 것에 화가 난 우샤는 추모 벽화를 그리는 것을 거절한다.

 

나는 자살형 인간이 아니야.

 

페이지는 과연 자신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밝혀낼수 있을까. 그 비밀을 밝혀내려다 아주 중요한 비밀을 알게 된다. 자신의 죽음에 얽힌 비밀. 그 비밀을 알고 더 괴로운 페이지. 이 세명의 아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자살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조금은 가볍게 풀어가고 있다. 우리의 아이들과는 다른 환경속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지만 결국 청소년기를 보내는 아이들의 공통적인 고민이 있다. 우정, 학업, 이성과의 관계속에서 힘든 아이들. 그 마음을 어떤 아이들은 종교로, 약물로, 다른 아이들을 비난하는 것으로 풀어가고 있다. 어떻게 풀어가는 것이 옳은지는 말하지 않아도 아이들 스스로 알것이다. 자살이나 죽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들이 그런 선택하기까지의 이야기들에 우리들은 집중하게 된다.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이 결코 옳지 않은 일이지만 그런 선택을 할수 밖에 없는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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