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렁이 족보 샘터어린이문고 47
임고을 글, 이한솔 그림 / 샘터사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어쩌면 나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게 되는지 모릅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상대방 입장은 생각하지 못하니 오해라는 것을 하고 이해하지 못하게 됩니다. 사람들과 다른 것들과의 관계도 그렇다는 생각입니다. 인간에게 이로운 것들과 해로운 것들의 기준도 우리가 정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은 좋게 생각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해롭다며 훼손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의 이기적인 마음와 행동으로 인해 수많은 동·식물들이 피해를 입고 그 피해는 다시 우리들에게 돌아오고 있습니다.

 

 

<구렁이 족보>는 상대의 입장은 생각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우리들의 모습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위험을 무릎쓰고 우리앞에 모습을 드러낸 구렁이는 우리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정말 그랬다. 죽은 까치만 가엽게 여겼지, 구렁이 입장은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껏 구렁이는 나쁜 쪽이고 사내와 까치는 착한 쪽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내가 족보를 남기는 거란다. 이제는 이 역사적 사건을 우리조차 구렁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없게 됐으니까." - 본문 97쪽

 

 

잠결에 묵직한 뭔가가 누르는 것이 느껴집니다. 눈을 떠보니 아이의 몸을 감고 있는 것은 뱀입니다. 엄마를 부르며 살려달라고 소리치자 뱀은 사라져 버립니다. 아이의 방으로 들어온 엄마는 악몽을 꾼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분명 아이는 꿈속이 아닌 실제로 뱀을 보았습니다. 집안에 뱀이 들어온다는 것은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는 믿기지 않는 일입니다. 저도 살면서 동물원이 아닌 자연속에서 뱀과 마주친 적은 거의 없습니다. 아주 어린 시절 시골에서 본 뱀 외에 자연에서 볼수 있는 일이 줄었습니다. 그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은 누구 때문일까요.

 

 

도대체 이 뱀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다른 사람들이 있으면 몸을 숨기고 아이가 혼자 있을때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주 오래전 만난적이 있으며 아이가 자신을 구해주었다고 말합니다. 뱀은 아니 구렁이는 자신이 '암컷 구렁이'라고 말합니다. 구렁이는 가족의 얘기를 기록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아이는 구렁이를 '스스'라고 부르며 처음에는 그가 해칠까봐 두려워 부탁을 들어줍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무서운 스스가 아니라 친구같은 스스라는 생각이 듭니다. 없으면 보고 싶고 스스에게 책에서 본 구렁이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구렁이 족보를 남기려는 구렁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우리가 얼마나 어리석고 이기적인 인간인지 알게 됩니다.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지 말라고 충고하는 구렁이. 우리들도 어쩌면 외모만 보고 구렁이를 멀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 정말로 중요한 것입니다. 생명의 가치는 어느 것이나 소중합니다. 인간인 우리의 생명은 소중하고 다른 생명은 소중하지 않다고 말할수는 없습니다.

 

자신의 족보를 만들고 싶었던 구렁이. 구렁이가 남기고 싶었던 말이 무엇인지 알기에 우리는 고개를 숙일수 밖에 없습니다. 다시 만날수 없는 스스의 족보를 완성해 가는 아이. 아이가 쓴 마지막 글은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게 합니다. 스스가 선택한 변신을 보며 결국 우리들은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 결국 스스로 지켜나가려 하는 스스의 선택. 다시한번 우리의 이기적인 행동을 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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