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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방 - 공주시 한 도시 한 책 읽기 선정 도서
소중애 지음, 방새미 그림 / 거북이북스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리 예쁜 얼굴은 아니지만 항상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작은 아이는 주위 어른들께 늘 예쁘다는 말과 함께 칭찬을 받습니다. 그 아이가 어른들께 듣는 '예쁘다'라는 말은 이목구비가 뚜렷해서 보통 우리들이 외모적로 예쁘다라고 평가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봐도 짜증내지 않고 항상 웃는 아이는 뭘해도 예쁩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짜증나~'라는 말을 종종 합니다. 그러니 그렇게 예쁘던 얼굴도 미워지기 시작하네요. 대부분의 책들을 아이와 함께 읽지만 이 책만큼은 꼭 아이와 함께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넌지시 책상위에 올려 놓으니 표지속 아이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알고 궁금한지 책을 펼쳐봅니다. 아이의 표정을 보니 단단히 골이 났나 봅니다. 어떤 일 때문에 표지 속 아이는 이렇게 화가 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일까요. 미간을 찌푸리며 뚱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아이를 보니 큰 일이라도 난듯 합니다.
매사 짜증을 내는 도도. 아침에 일어나 식사를 할때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반찬이 없다고 짜증을 냅니다. 아토피가 있어 음식을 조절해야 하기에 아토피에 좋지 않은 음식들은 먹을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반찬 투정을 합니다. 화를 내니까 가려운지 온 몸을 벅벅 긁으며 엄마에게 심한 말까지 하는 도도입니다.
"햄도 없고, 달걀 프라이도 없고, 나 밥 안먹어."
"내가 굶어서 죽으면 다 엄마 잘못이야!"

아빠가 일 때문에 중국에 가시고 엄마와 남게 된 도도. 도도는 우연히 길에서 검은 색 가방을 든 할머니를 만납니다. 민들레 아파트가 어디냐 묻지만 퉁명스럽게 모르는 사람과 이야기 할수 없다며 가버립니다. 길에서 만난 할머니는 엄마의 이모입니다. 아빠가 중국에 가셔 당분간 도도의 집에서 함께 지내기로 합니다. 도도는 할머니가 수상하기만 합니다. 마귀할멈처럼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그러던 중 아빠가 다치셨다는 연락이 와 엄마도 중국에 가게되어 집에 이모할머니와 남게 됩니다. 할머니가 마법을 부려 언젠가 자신은 개구리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늘 불안하기만 한 도도.

"짜증은 벽돌이 된단다."
(중략)
"짜증 벽돌은 쌓이고 쌓여 짜증방을 만들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가두지." - 본문 29쪽
이모할머니와 단 둘이 남겨진 도도는 잘 지낼수 있을까요. 짜증 내기만하는 도도에게 짜증방에 대해 말씀하시는 할머니가 더더욱 수상합니다. 할머니의 방에는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데 그 방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어른이나 아이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기는 어려운듯 합니다.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다 보니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도 어렵고 내 감정이 우선인 경우가 많습니다. 우연히 짜증방의 비밀을 알게된 도도가 이제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아직 어리지만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이제 도도가 짜증을 부리는 일은 없어질듯 합니다. 짜증이라는 것도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내 감정을 우선시하다보니 그런 일들이 벌어지는건 아닐런지. 우리 집에서 짜증을 내는 아이도 짜증방을 한번 다녀와야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