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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눈이 오기까지 ㅣ 상수리 큰숲 3
최정원 지음, 박해랑 그림 / 상수리 / 2014년 1월
평점 :
아이들이 있기에 아무래도 동화를 많이 보게 됩니다. 어른이 되어 동화를 만난다는 것은 단순히 동심을 찾기 위함은 아닙니다. 가끔은 동화 속에서 삶의 지혜를 얻고 재미뿐만 아니라 내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게 합니다. 가끔은 우리를 부끄럽게 만드는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을 만나면서 아이들은 마음이 자라고 우리들은 마음을 다듬어 가는 시간이 됩니다.
특히나 동화를 읽으면서 유심히 보게 되는 것은 표지입니다. 어쩌면 표지 안에 이야기를 다 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림하나 제목의 글자하나 놓칠수 었는 것이 동화입니다. 바닥에 누워있는 하얀 강아지를 중심으로 작은 그림들이 곳곳에 보입니다. 읽기 전에는 내용을 모르니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궁금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면 그 장면들의 비밀을 알게 되니 기분까지 좋아집니다. 역시 동화라 그런지 제목의 글씨마저 아이들의 눈을 사로잡습니다. 글자에 강아지 발자국, 강아지가 좋아하는 뼈까지 보이네요. 이런 세세한 부분까지 아이들을 위해 신경쓰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세상에 태어난지 보름이 되는 아기 강아지가 엄마와 떨어져 솔이네 집으로 오게 됩니다. 아직은 어머의 젖이 그리운 아기입니다. 솔이네 집에서 만난 새까만 세퍼드.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새끼를 잃은 베스는 흰눈이를 자기 새끼마냥 다정하게 핥아줍니다. 흰눈이도 베스를 엄마라 생각하며 따릅니다.
"아니! 이 녀석 정말 흰 눈처럼 하얘. 난 오늘부터 흰눈이라고 부를래요." - 본문 11쪽~12쪽
솔이네 집에는 두 종류의 개들이 살고 있습니다. 솔이가 키우자고 해서 데려온 그냥 강아지와 사냥을 하는 개들입니다. 그냥 개들은 주인이 나오면 꼬리를 쳐 주고 낯선 사람이 오면 크게 짖어 누군가 왔다고 알려주는 일을 합니다. 흰둥이와 순하디 순한 순돌이, 왈순아지매는 그냥 개이고 흰둥이의 엄마가 된 베스는 사냥개인 것입니다. 이렇게 다른듯 같은 동물들이 솔이네 집에 살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강아지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세상의 이야기입니다. 그들의 눈에 비친 인간의 모습은 좋기도 하지만 정말 잔악무도한 인간을 만나기도 합니다. 같은 사람으로서 어떻게 그럴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물론 흰둥이의 곁에 그런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들은 우리의 입장에서 흰둥이를 보는 아니라 흰둥이의 입장에서 우리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죽어가면서까지 자신의 자식이라고 생각한 흰둥이를 지키고 주인의 약속을 지키려는 베스를 보면서 정말 어떤 사람보다 낫다는 것을 느낍니다.
어린 흰둥이가 자라면서 세상과 마주하며 좋은 일보다는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더 많이 만나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 순한 흰눈이가 나쁜일을 겪으며 눈빛마저 사나워지고 혹시 변해가는 것은 아닐까하는 걱정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쁜 마음을 가진 흰둥이는 누군가를 해치는 일은 하지 못합니다. 친구들과 자신을 키워준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따뜻한 흰둥이입니다. 흰둥이를 만나면서 다시한번 우리를 돌아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