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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
하명희 지음 / 북로드 / 2014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면 좋겠다라고 생각되는 이야기들이 있다. 개인적으로 드라마나 영화를 좋아해서인지 책이 아닌 영상으로 만나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 책은 그런 생각이 들기전에 한편의 드라마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저자가 드라마 작가이기 때문인지 책속에 등장하는 상황들이 드라마나 영화의 한 장면으로 다가온다.
이 책의 저자는 현재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따뜻한 말 한마디>의 작가이다. 내가 좋아하는 이상우 배우가 나온다는 것만으로 관심이 가는 드라마였지만 실제로 드라마를 보지 못하고 있다. 보지는 못해도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어 내가 드라마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받고 있는 드라마 작가의 <착한스프는 전화를 받지 않는다>는 독특한 제목의 첫 장편 소설이 나왔다.
![](http://book.interpark.com/blog/blogfiles/userblogfile/1/2014/02/15/18/naetoile_7235986490.JPG)
스물여섯 청춘, PC통신에서 운명적 사랑을 만나다
표지의 이 한문장만으로도 우리들은 이 책에서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 어느정도 추측이 된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실명보다는 온라인 상에서의 이름이 더 친근한 사람들이다. PC통신 요리 동호회에서 만난 착한스프, 제인, 우체통. 물론 제인과 우체통은 친구사이였지만 온라인에서의 인연이 현실의 관계를 어긋나게 만들고 있다.
"인생은 말이야, 니가 생각하는 대로 널 대해. 니가 심각하게 생각하면 심각하게 대하고, 즐겁게 생각하면 즐겁게 대해." - 본문 74쪽
소식통인 홍아의 대화명은 우체통. 부잣집 딸이지만 자신이 누리는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뉴질랜드의 여성 감독 제인 캠피온을 좋아해 제인이라는 대화명을 가진 이현수. 작가가 되기 위해 준비하는 제인은 자신의 작품에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을 제대로 그려줄 것 같아서 여자 감독을 좋아한다. 뭐든지 착한게 좋다는 온정선의 대화명은 착한스프이다. 이 세사람과 함께 등장하는 주요인물은 박정우이다. 현수에게는 키다리 아저씨같은 존재이다. 182센티미터의 키에 운동으로 다져진 몸에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성공한 인물이다.
네 사람의 얽혀있는 관계. 사랑의 감정은 동시에 출발하지 않게 되면 불행을 초래하는 일들이 많은가보다. 사랑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낼수 없다는 사실에 괴로운 사람들. 사랑하기에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만 그로 인해 괴로운 사람들. 이들에게는 사랑은 또다른 고통이다.
인생이란 자신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흘러갈 때가 있다. 그 방향이 처음과는 다른 '내가 아닌 나'로 탈바꿈시킬 때가 있다. 지금 내가 정선을 사랑하는 건, 내 인생의 예정에 없었던 일이다. - 본문 93쪽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배경음악일 것이다. 주인공이 슬퍼할때, 헤어질때 등의 장면에서 흐르는 음악이 있기에 그 느낌이 우리들에게 더 애절하게 다가온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것 같다고 생각되는 이유도 이들에게 중요한 사건(?)이 있을때마다 음악을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 음악들이 있기에 그들의 관계나 어떤 감정을 말하려하는지 우리들은 알게 되는지 모른다.
사랑한다면 삶을 다할때까지 함께 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그것이 허락되지 않는다. 사랑하지만 결코 함께할 수 없는 네 사람. 사랑의 무게를 잴수도 없고 크기도 가늠할수 없지만 분명 이들의 사랑은 크고 무거운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결국 함께 할수 없게 된다.
전화를 받을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전화를 걸수 밖에 없는 제인. 결국 사랑이라는 감정은 이성적으로 설명할수 없는 일인가보다. 엇갈린 네 사람의 사랑을 보며 이해할수 없지만 이해하고픈 마음이 생기는 것이 사랑인가보다.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