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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아저씨네 문구점 ㅣ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인문학동화 8
신영란 지음, 주성희 그림, 김한솔 도움글 / 주니어김영사 / 2013년 11월
평점 :
책속 인물이나 작가가 현실에 나타난다면 어떨까요. 우리들은 간혹 그런 상상상을 합니다. 언젠가 나에게도 키다리 아저씨가 나타나고 빨간머리 앤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상상을 한다는 것만으로 행복을 가져다 줍니다.

여기 상상이 아닌 현실처럼 다가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만나는 인문학동화 시리즈. 빵가게를 하는 공자 아저씨, 동물병원의 마더 테레사 아줌마, 과일가게 아저씨 피카소 등 우리의 생활속에 만날수 없을것만 같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이 딱딱한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친근한 장소를 배경으로 이야기하고 있어 동떨어지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문학이라 하면 어려운 것이라 생각할 수 있는데 철학, 문학, 예술 등의 인문학 분야를 흥미로운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번에 만나게 될 인물은 정말 유명한 셰익스피어 입니다. 문구점은 아이들이 자주 찾는 장소 중 한곳입니다. 그렇게 자주 가는 문구점의 주인이 바로 셰익스피어인 것입니다. 우리 동네 문구점의 주인이 셰익스피어라는 생각만으로 웃음이 나며 관심이 갑니다.

한 달 전 아빠가 회사를 그만 둔 뒤 한숨을 쉬는 버릇이 생긴 엄마. 그런 모습을 보는 빛남이의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습니다. 부모님이 말하지 않고 빛남이 앞에서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집안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습니다. 과학 준비물을 사러 간 '셰익스피어 문구점'. 얼마 전 새로 생긴 이 문구점은 아이들에게 인기입니다. 외국 사람이 주인인데 한국말을 아주 잘한다기에 빛남이도 호기심 때문에 이 곳을 찾았습니다. 다른 문구점과 다른 것이 있다면 한쪽 벽을 장식하고 있는 연극과 영화 포스터들입니다. 햄릿, 맥베스, 리어 왕, 줄리어스 시저, 로미오와 줄리엣 등 빛남이가 아는 것도 있지만 처음 들어 본것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필요한 물건을 사고 아저씨에 대한 호기심에 찾았지만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다보니 마음속에 얽혀있는 실타래가 하나씩 풀립니다. 집안 문제, 친구 주노와의 작은 오해로 불편해진 관계, 마음 속에 품고 있는 미루 등의 이야기는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씩 겪는 일들입니다. 책에서는 정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셰익스피어 작품을 이야기하며 빛남이가 겪고 있는 문제들과 자연스럽게 연결지으며 풀어갑니다.
주변 상황이 어려울수록 자기 할 일에 최선을 다하면 돼. 힘든 일은 다 지나가게 돼 있어. - 본문 100쪽
초등학생들에게 다소 어려울수도 있는 셰익스피어 작품이지만 빛남이가 처해있는 문제들과 함께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들려주니 어렵다는 생각보다는 흥미를 가지게 됩니다. 작은 일에도 쉽게 포기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종종 볼때가 있습니다. 빛남이가 자신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포기하지 않았듯이 아이들도 책을 보며 그런 힘을 길러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