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어른 -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이전에도 읽었지만 작가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조금 불순(?)하다. 2006년 만화를 드라마화하여 인기가 많았던 '궁'. 드라마의 인기만큼 주연배우인 주지훈 배우의 인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여기저기에 나온 인터뷰기사를 접하게 되었는데 우연히 주배우가 일본 작가의 작품들을 많이 읽는다는 것을 알았다. 그 중에서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주로 읽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서점에 가서 반짝반짝 빛나는, 냉정과 열정사이, 도쿄 타워 등을 구입한 기억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가 읽는 책을 읽는다는 것만으로 뭔가 공유했다는 뿌듯함. 그로 인해 그 뒤로 계속 작가의 작품을 읽게 되었다. 주배우도 아직까지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즐겨읽는지 알수는 없지만 그 배우로 인해 본격적으로 작가의 작품을 읽게 되었으니 고맙다는 말을 전해야할듯^^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을 만난다는 것은 첫사랑을 만나는 설레임의 느낌으로 다가온다. <우는 어른>은 작품활동 초기에 쓴 8년치 에세이를 모은<울지 않는 아이>를 발표하고 나서 5년간 쓴 에세이를 모은 것이다. 작가는 작품으로 만난다는 기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가끔은 그들의 일상이 궁금할때가 있다. 에세이에서는 책에서 보이는 그녀의 모습보다 조금더 친근하게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작가는 자신의 일상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다. 일상을 만나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작가가 좋아하는 음식, 책, 음악 등을 만날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작가를 만난게 된 것이 주배우였다면 이 책을 통해서는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나 음악 등을 만나고픈 마음이 생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음악을 들으며 그녀가 말하는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우는 어른. 제목만 보고 이야기한다면 우는 어른은 정말 찌질해 보인다. 어른이 되면서 드러내지 않는 표현 중 하나는 눈물일 것이다. 아무리 슬퍼도 다른 사람들 앞에서 쉽게 울지 못한다. 우리가 울수 있을 때는 내가 편한 사람앞이나 나를 이해해 주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이다. 아이들처럼 자신의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못한다. 내 감정을 남이 아닌 나에게조차 속일수 밖에 없어진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우는 어른이다. 그렇기에 이 책의 제목만으로도 나에게는 충분히 읽을만한 이유가 생긴 것이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다른 장소에 갈수 있다. 그래서 좋다. 다른 나라, 다른 시간, 다른 사람들. 그것은 즉 여행이다. - 본문 57쪽

 

이 책을 읽은 후에는 해야할 일들이 많아진다. 버터를 먹어봐야하며 욕조 안에서 프레드릭 브라운, 크레이그 라이스, 조이 필딩 등의 추리소설을 읽어야 한다. 리처드 브라우티건의<워터멜론 슈가에서>를 읽고 그녀가 가고 슾은 곳이 어딘지 정확히 알아내야 한다. 인생이 어둠의 나락으로 떨어졌을때 들었다는 캐럴 킹의 <Tapestry>를 들어봐야 한다.

 

책을 읽고나서 뭔가 해보고 싶은 일들이 많이 생긴다. 그것만으로도 우리들은 조금씩 성장해가는 것이 아닐까. 아직도 마음 편히 울 곳을 찾지 못한 우리들이지만 그래도 내게 주어진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한 어른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